손보업계 ‘이중고’… 수익 주는데 차보험료 평균 70만원선 붕괴
입력 2012-12-17 18:45
자동차보험료가 대당 7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손해보험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험료 이익과 자산운용 수익은 줄고 있어 보험사들의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협회는 17일 손보업계 상위 5곳(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의 대당 평균 자동차보험료가 지난 10월 기준 67만201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보다 7.3%(5만2912원) 줄었다. 물가인상률을 고려하면 실질 보험료는 8% 이상 감소한 셈이다.
10월 기준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2010년 71만4833원에서 지난해 72만3113원으로 1.2%(8280원) 늘었다가 올해 대폭 깎이면서 70만원선이 깨졌다. 업계가 지난 4월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5% 내린 데다 마일리지 보험, 다이렉트 보험, 서민우대 보험, 블랙박스 우대 등 각종 할인제도를 대거 도입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자동차보험은 보험료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다. 반면 손해율은 높아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중 얼마를 보험금으로 지급했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가 남기는 이익이 줄어든다.
손보사들은 그동안 자동차보험의 적자를 자산운용 수익이나 다른 보험상품에서 나는 이익으로 메워왔다. 하지만 올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오른 데다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자산운용 역마진까지 겹치면서 보험료 급감이 직격탄이 됐다. 2012 회계연도 누적손해율은 지난달까지 81.9%를 기록하면서 1453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적자를 면하는 업계 평균 손해율은 77%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처럼 적자도 보전하지 못할 상황이 계속되면 내년에는 자동차보험료를 올려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손보협회와 대형 손보사들은 최근 모임에서 자체 ‘자동차보험 역마진 경보’를 내렸다. 이들은 사업비 절감, 의료비·보험금 합리화, 보험사기 조사 강화 등으로 보험료 인상 요인을 제거하기로 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