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직 일자리 늘고… 일용직은 줄고

입력 2012-12-17 18:45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상용직 근로자는 꾸준히 증가한 반면 일용직 근로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잃은 일용직 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재취업하기가 힘들어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상용직 근로자는 1121만6000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첫 조사가 실시됐던 1989년 569만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일용직은 162만7000명으로 조사됐다. 일용직 근로자 수는 2002년 243만3000명을 정점으로 210만∼220만명 대를 유지하다 2005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본격화된 2009년에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았고, 유럽발 재정위기가 전 지구를 휩쓴 최근에도 일용직은 줄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10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도 상용직은 전년 동월 대비 37만9000명 늘어났지만 임시일용직은 19만2000명이 줄어들어 추세를 이어갔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일용직을 중심으로 나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다. 한국노동연구원 성재민 전문위원은 상용직 증가와 일용직 감소의 원인을 경기 변동보다는 고학력자의 증가와 저학력·고연령층의 은퇴에서 찾는다. 성 전문위원은 “고학력자가 저학력자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고용을 원하고, 노동시장에서 고학력자가 늘어남에 따라 일자리 특성도 고학력자의 특성에 맞춰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고학력자들이 최소한 사회보험과 유급휴가를 보장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기 때문에 상용직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일용직에 압도적으로 많은 저학력자 중 상당수의 고령자들이 은퇴함에 따라 일용직이 줄어들고 그 빈자리는 상용직이 채우고 있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일용직 근로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되는 비중은 65.5%로 다른 직장으로의 취업(42.6%)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김복순 책임연구원은 “노동시장에서 일용직은 가장 열악한 한계계층”이라며 “이들이 일을 통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는 근로유인형 사회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