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권 첫해마다 뛴 코스피, 2013년에도 오를까

입력 2012-12-17 18:45


제18대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증권시장의 이목은 온통 대선 이후의 주가 흐름에 쏠려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청와대의 주인이 바뀌면 코스피지수가 상승 국면을 보였다”며 증시 활황을 기대한다. 이제껏 대선 이후에는 새로운 국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 경기부양책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으로 대부분 주가지수가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고 유럽 재정위기도 여전해 대선 이후에도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만만찮다.

◇대선 직후 증시, 금융위기 때만 빼고 다 올랐다=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역대 대선 직후의 코스피지수는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취임 당시만 제외하고 모두 큰 상승 흐름을 보여 왔다. 제13대 노태우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 5번의 대통령 취임 첫해에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각각 72.8%, 27.7%, 49.5%, 29.2%, -30.6%를 기록했다. 평균 상승률이 29.7%에 달한다.

역대 정권 초기마다 코스피지수가 강세를 보였던 이유는 시장에 활기를 주는 새로운 경제정책들이 잇따라 발표됐기 때문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자본이동 자유화 정책,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경제 5개년 계획을 추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철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경기 활성화 조치 등을 임기 초반에 펼쳤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초입에 임기를 시작해 취임 첫해 코스피지수 하락률이 컸다. 다만 취임 2년차에는 ‘7·4·7공약’과 대운하 사업으로 33.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증시와 대선정국의 관계성이 크다고 본다. 증시도 정권처럼 ‘전반기 강세·후반기 약세’ 형태의 5년 주기 흐름을 반복한다. 새 대통령 취임 직후에는 경기부양책의 지속 기대감, 수혜주 탄생 등으로 주가지수가 탄력을 받는다. 그러다 임기 후반부에는 각종 정책이 불확실성에 노출돼 주가지수에서도 ‘레임덕’이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이번에는 어떨까…“글로벌 상황 더 중요”=금융투자업계는 이번의 경우 미국·중국 지도부 교체 시기와 맞물려 경제 불확실성 해소가 가능하고, 대선 이후 경제 활성화 정책이 이뤄질 수 있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증시가 국내 대선보다는 대외 변수들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실제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부터는 국내 증시의 향방이 대선 이슈보다 글로벌 경기 상황과 더욱 밀접하게 움직였다. 새해에도 유럽의 재정위기 극복 향방과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결과 등 대외 변수가 많아 ‘대선 이후 부양 효과’가 뚜렷할지는 미지수다.

최광혁 이트레이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단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되지만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