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초 기업체감경기 외환위기 수준
입력 2012-12-17 21:38
내년 1분기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업종별 내년도 경기전망도 밝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3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BSI)을 조사한 결과 내년 1분기 전망치는 올해 4분기보다 5포인트 하락한 69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대한상의는 “BSI가 70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98년 외환위기의 BSI(61∼66),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55∼66)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BSI가 100 미만이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이며 100을 초과하면 다음 분기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규모별로 중소기업(69)의 체감경기가 대기업(73)보다 더 나빴다. 형태별로는 내수기업(67)이 수출기업(80)보다 경기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권(65)의 경기가 가장 좋지 않고 부산·울산·경남권(67), 충청권(67), 호남권(70), 수도권(72) 순이었다.
업종별 전망도 어둡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자동차업계는 내수 시장과 수출의 동반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업계는 경기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침체가 5년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민간 부문의 수급 불일치로 건설업계의 경기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고 철강업계는 글로벌 공급과잉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그러나 정보통신(IT)·기계·해운업계의 경기는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통업도 내년에 사실상 제로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2013년 유통업 전망보고서’를 통해 내년 국내 소매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3.4% 성장한 231조8000억원가량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소 측은 “3%대로 추정되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유통업계 성장률이 사실상 제로성장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태별로는 의무휴업 등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이 각각 2.7%와 3%의 성장세를 보이며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도 경기회복 지연으로 올해와 유사한 4.9%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형마트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올해 급성장한 편의점은 내년에도 1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1.8% 성장한 온라인 쇼핑몰도 9.8%의 성장률을 보이며 업태 중 가장 많은 35조79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윤해 김준엽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