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개표방송 승부수는?
입력 2012-12-18 00:28
방송가에서 개표 방송은 ‘방송의 꽃’으로 불린다. 짧은 시간에 방송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개표 상황을 전하고 판세를 분석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19일 치러질 제18대 대통령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시청률 경쟁을 넘어서는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 방송사는 첨단영상기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KBS는 17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보와 재미가 어우러진 개표 방송을 선보이겠다고 공언했다. 박인섭 선거방송기획단장은 “이번 대선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다음날 새벽 4시까지도 개표 방송이 진행될 수 있다”며 “지루하지 않으면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는 후보의 동영상을 활용한 3D 그래픽, 청와대 앞마당 등을 재현해낸 가상 세트를 자신들의 ‘무기’로 꼽았다. 선거 당일 오후 4시부터 전파를 타는 개표 방송의 메인 MC는 16일 대선 후보 제3차 합동 토론회를 진행한 황상무 앵커가 맡는다. 박은영 엄지인 김진희 아나운서 등도 황 앵커를 도와 신속·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는 서울 광화문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발표한다. KBS는 “광화문 무대에서는 다양한 출연진이 엮어내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통해 대선을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한마당으로 승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조합 파업 여파로 지난 4·11 총선에서 기대 이하의 방송을 보여준 MBC는 대선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MBC는 첨단 컴퓨터그래픽이 접목된 대형 터치스크린, SNS 등을 활용한다.
특히 카카오톡에서 ‘MBC 선택 2012’와 ‘친구’를 맺은 네티즌들에겐 개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한다. 유재용 선거방송기획부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때는 파업으로 MBC 역량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었다”며 편안하고 알기 쉬운 방송을 연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BS는 좀 더 심층적인 선거 정보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오전 7시30분부터 투표 마감 시간까지 주요 지역 투표율과 유권자 투표 ‘인증샷’을 화면 하단에 실시간으로 내보낸다. 개표가 시작되면 3D 애니메이션, 터치스크린 등을 활용한다. 코미디언 서경석이 탑승한 2층 버스가 전국을 돌며 민심을 듣는 시간도 준비하고 있다.
오후 8시부터 서울광장에서 대국민 토크콘서트 ‘헬로 프레지던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SBS는 “지난 총선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2∼3단계 업그레이드된 콘텐츠로 시청자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상파 3사는 대선 최초로 공동 출구조사를 실시한다. 출구조사는 코리아리서치센터·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테일러넬슨소프레스 코리아 등 3개 여론조사업체에 의뢰해 진행된다. 전국 360개 투표소에서 오전 6시∼오후 5시, 투표를 마친 8만6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투입 조사원은 1800명이다. 지상파 3사는 2010년 지방선거 때부터 공동 출구조사를 진행해왔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