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평상피세포 폐암 악화시키는 유전자 발견… 세브란스 조병철 교수팀 FGFRI 발견
입력 2012-12-17 17:55
난치성 폐암의 하나인 편평상피세포 폐암의 약물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새 암 가늠자(캔서 마커)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발견됐다.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폐암전문클리닉 조병철(사진), 김혜련, 김대준 교수팀은 암의 진행에 관여하는 섬유아세포성장인자 ‘FGFR1 유전자’가 편평상피세포 폐암의 발생과 악화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17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임상 종양학 전문 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온콜로지(JCO)’ 최신호에 게재됐다.
조 교수팀은 편평상피세포 폐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암 조직 표본을 대상으로 특이하게 많이 발현되는 유전자를 조사했다. 그 결과 FGFR1 유전자가 유독 눈에 띄게 많이 증폭돼 있는 환자들의 경우 악성도가 심하고, 수술 후 예후(병이 낫는 정도)도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당연히 재발률이 높고 생존율도 낮았다. 또 FGFR1 유전자의 증폭은 흡연 기간이 길수록, 흡연 양이 많을수록 더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편평상피세포 폐암은 폐암의 약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의 일종으로, 비소세포폐암 진단 환자의 약 30%에서 발견된다. 이들은 오랜 기간 흡연을 한 경험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조 교수는 “폐암 절제 수술 환자의 조직에서 FGFR1 유전자가 발현되면 재발 위험이 높아지고, 수술 등 치료 효과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FGFR1 유전자가 활성화되지 않도록 막는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면 한국인에게 흔한 비소세포 계통의 편평상피세포 폐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