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누가 대한민국을 잘 섬길 것인가
입력 2012-12-17 17:54
드디어, 모레는 18대 대선 투표일이다. 이번 대선은 마지막까지 그 판세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초박빙 승부를 펼쳤다. 대선 열기가 고조되다 보니까 각종 네거티브와 마타도어가 난무하며 난타전을 벌이기도 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를 돌파할 창조적 미래 해법과 복지와 교육, 통일에 관한 밀도 있는 토론과 정책은 실종되고 추상적 구호와 음해성 네거티브, 이미지 선거에만 매몰된 것은 여전히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과 선거 문화를 성숙시켜 나가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우리는 내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대선은 종교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고 나갈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연, 지연, 계층을 떠나 후보자들의 정책을 면밀하게 살피며 어떤 사람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더 낳은 후보인가를 평가해야 한다. 특별히 크리스천은 기독교적 세계관과 가치관에 입각하여 민족의 역사를 책임지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투표해야 한다. 정치적 색깔이 진보냐 보수냐 네거티브냐 포지티브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적어도 크리스천은 어떤 후보가 더 조국을 잘 섬기며 국민의 미래를 희망으로 인도하고 한국교회와 복음을 전하는데 유익이 될 것인가를 묵상하고 투표해야 한다.
한국교회 내부도 진보와 보수가 나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결코 교회는 진보나 보수 어느 한 쪽 편에 서면 안 된다. 좌파나 우파의 정치적 구호와 포퓰리즘에 함몰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좌우의 이념과 시류적 흐름을 초월하여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중심을 잡고 민족의 미래를 위한 창조적 비전과 사랑과 화해, 통합의 정신을 제시하며 시대를 이끌어야 한다. 정파적 친밀감이나 성향보다는 누가 대한민국을 잘 섬기고 국민을 더 행복하게 하며 안정적인 경제발전과 통일로 가는 길을 잘 마련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럴 때 한국교회는 민족의 정신적 기초와 닻이 되어 시대정신을 주도하고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어떤 꽃을 피울 것인가는 내일 결정된다. 이제 민주주의의 꽃씨를 심는 마음으로 투표장으로 향하자. 꽃씨를 뿌리지 않고서 어떻게 꽃을 피울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값싼 감성적 투표, 정파적 투표, 포퓰리즘적 투표를 하면 안 된다. 또 대선 후보들에게도 바란다. 그동안 얼마나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힘든 싸움을 하여 왔는가. 그러나 당락의 결정이 어떻게 되든 추운 겨울 거리에서 만났던 눈동자들, 따뜻한 손들, 환호성들, 그 모든 기억을 가슴에 담고 잊지 않아야 한다. 왜냐면 그 속에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염원을 기억하며 민족의 화합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계속 힘써야 한다. 꼭 당선이 되어야만 조국을 섬기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일하겠는가. 낙선자들도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이고 조국의 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해 일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감정적이고 정파적 친밀감을 넘어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잘 섬길 국민의 지도자를 뽑는 것이다.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