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 文 “반값 등록금 왜 안했나” 朴 “대통령되면 할 것” 폭소

입력 2012-12-17 01:08

“참여정부 때 등록금이 가장 많이 올랐어요.”(박근혜) “그럼 이명박 정부 때 왜 반값등록금 안 했습니까.”(문재인) “제가 대통령 됐으면 했어요. 대통령 되면 할 거예요(웃음).”(박근혜)

“과학기술이 이렇게 추락할 동안 박 후보님은 뭐하셨습니까.”(문재인) “그래서 대통령 되려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박근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16일 오후 3차 TV토론에서 역대 대선 사상 최초의 양자 TV토론을 벌였다. 박 후보를 거세게 공격하던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사라졌지만 분위기는 1·2차 토론보다 더 뜨거웠다. 주제별로 공통질문, 상호토론을 거쳐 ‘자유토론’ 시간만 되면 두 후보는 서로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상대방 말을 끊어가며 반박, 재반박을 주고받다 한숨을 내쉬거나 정제되지 않은 답변이 즉흥적으로 튀어나오기도 했다.

상대방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앉은 두 후보는 전교조를 놓고 언성을 높였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와 관련해 박 후보는 이수호 교육감 후보를 언급하며 문 후보에게 “전교조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이어갈 거냐”고 공격했다. 문 후보는 즉각 “박 후보님은 늘 통합을 말씀하시면서 전교조는 상대해선 안 된다는 말씀인가”라고 맞받았다. 박 후보는 “시국선언 등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전교조와 같이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고, 문 후보는 “(전교조뿐 아니라) 한국교총과도 유대를 한다”고 답했다. 고성 공방은 결국 사회자의 중재로 끝났다.

반값등록금 토론은 참여정부의 실정 논란을 거쳐 박 후보의 영남대 이사장 재직 논란으로 옮겨붙었다. 박 후보는 “참여정부 때 등록금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했고, 문 후보는 “(박 후보가) 당시 53일간 장외투쟁으로 사학법을 반대해 대학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고 응수했다. 말 자르기가 반복되자 사회자는 두 후보에게 “물 한잔 씩 드시고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지난 토론 때처럼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정장을 착용했다. 2차 토론 때 아이패드 공방을 낳았던 것과 유사한 갈색 핸드백도 들었다. 문 후보는 검은 양복에 흰 셔츠와 녹색 넥타이를 선택했다.

마지막 TV토론인 만큼 유권자를 향한 두 후보의 호소는 간절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등으로 말문을 연 박 후보는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시대교체를 이루겠다”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왔다. 대통령으로서 5년간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지역 이념 정당 다 떠나서 누가 잘하겠는가. 그것으로 판단해 달라”며 “국민과 소통하고 동행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토론 직후 양당의 여론전도 치열했다. 박 후보 측 이상일 대변인은 “경륜과 품격 있는 후보라는 면모를 잘 보여줬다”면서 “이 후보는 진작 사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문 후보 측 신경민 미디어단장은 “신사의 품격을 보이며 팩트와 논리에서 현격한 우위를 보였다”고 자평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