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 이정희 1% 어디로… 文에 플러스 전망 속 ‘종북·먹튀’ 부메랑 만만찮아

입력 2012-12-16 21:20


진보진영의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통령 후보가 16일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이번 대선은 ‘보수’와 ‘진보’의 1대 1 양자대결 구도가 됐다. 이 후보 지지율은 1% 안팎에 불과하지만 이 차이로도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막판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 후보는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의 후예, 낡고 부패한 유신독재의 뿌리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재집권은 재앙이자 돌이킬 수 없는 역사 퇴행”이라고 밝혔다. 명시적으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회견 직후 김미희 대변인은 ‘문 후보 지지냐’는 질문에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박광온 대변인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의 염원을 무겁게 받아들인 것”이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대선은 1%의 싸움인데, 이 후보 지지율이 1%가량이다. 이 후보 표는 조직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문 후보 지지율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이 후보 사퇴가 일단 문 후보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박·문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4% 포인트 안팎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 지지율인 최소 0.8%가 문 후보로 유입된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유권자가 절반이다. 결국 숨어 있는 부동층이 이 후보 사퇴로 인해 문 후보에게 쏠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전 후보의 ‘종북’ 이미지 때문에 오히려 보수층이 결집해 문 후보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새누리당은 “묻지마식 과격 연대”라며 맹비난했다. 통합진보당이 받은 국고보조금 27억원에 대한 ‘먹튀’ 논란에도 불을 지폈다. 김무성 총괄본부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오로지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야권의 계산된 정치 음모다. (민주당이) 판세가 불리하자 다시 종북세력과 손을 잡으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문재인·안철수·심상정·이정희 연대가 이뤄졌는데 가치연대가 아닌 짬뽕연대”라며 “문 후보가 집권하면 이들에게 권력을 나눠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소한의 양심이 있으면 27억원을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은 “현행법에는 중간에 사퇴한다고 해서 보조금을 상환하라고 돼 있지 않다. 법대로 하겠다”고 맞섰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