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사상 첫 월드컵 500m 6경기 연속 金… ‘빙속여제’ 무한질주 누가 막나

입력 2012-12-16 19:49
‘빙속 여제’ 이상화(23·서울시청)가 올 시즌 월드컵 대회를 금빛으로 싹쓸이하고 있다. 6경기 연속우승으로 세계여자 빙속 사상 최초다.

이상화는 16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5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리그) 2차 레이스에서 37초65를 기록, 중국의 유징(38초34)을 0.69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1차 레이스에서 라이벌인 독일의 예니 울프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이번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며 한국 빙속 역사를 새로 쓴 이상화는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종목당 두 번의 레이스를 펼치는 월드컵에서 이상화는 지금까지 여자 500m 경기가 있었던 1·4·5차 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6경기 연속 금메달이라는 신기록을 작성했다. 지금까지는 2009-2010 시즌 울프가 세웠던 5경기 연속 금메달 기록이 최고였다. 2년 연속 2위에 그쳤던 이 종목 랭킹포인트도 600점으로 끌어올려 볼프(400점)를 200점 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굳게 지켰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쇼트트랙으로 스케이트에 입문한 이상화는 4학년 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15살 때 국가대표로 발탁된 그는 이듬해 2005년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 기염을 토했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선 5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월드컵 시리즈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오른 이상화는 2009년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3위를 차지하며 올림픽을 앞두고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올림픽 직전 열린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최강자로 군림해온 볼프를 제치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마침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단거리의 여제’로 거듭났다.

이상화는 지난 9월 한국 대표팀에 새로 온 케빈 오벌랜드 코치(캐나다)의 지도 아래 기량과 정신력 모두 한단계 올라서며 올 시즌 명실공히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