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 하나되는 대한민국] <7>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본부- 연탄나눔행사
입력 2012-12-16 21:31
매서운 추위가 잠시 주춤한 15일 오전 9시, 두툼한 옷을 껴입은 중학생과 학부모들이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에 하나둘씩 모였다. 작은 손에 목장갑을 끼고, 앞치마를 두르며 연탄 나눔 봉사를 준비하는 이들의 얼굴은 장난을 좋아하는 여느 중학생들과 달리 진지했다. 서울 가락중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로 구성된 ‘샤프론’ 봉사 모임 소속인 이들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고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이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해 구룡마을 판자촌 주민에게 연탄을 배달했다.
오전 10시가 되자 학생과 학부모 50여명이 판자촌 앞으로 긴 줄을 만들어 연탄을 하나씩 운반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나른 연탄은 1000장. 5가구에 총 200장씩을 전달했다. 봉사에 참여한 이준명(14)군은 “텔레비전이나 책으로만 연탄을 봤는데, 직접 보니 신기했다”며 “집 근처에 어려운 이웃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군과 함께 봉사에 나선 어머니 임복남(47)씨는 “아이가 평소에는 학교와 학원 다니기에 바빠 대화할 시간이 없었는데, 함께 봉사에 나서니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며 “시설 좋은 곳에서 봉사를 하는 것보다 추운 날 직접 어려운 이웃을 찾아 도와주면 봉사의 참 의미를 깨달을 것 같아 함께했다”고 말했다.
150㎝ 정도의 작은 체구로 연탄을 나르던 마지완(13)양은 “벽돌을 드는 느낌처럼 생각보다 무겁지만 내가 나른 연탄으로 어려운 이웃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절로 힘이 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주변 이웃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진지한 얼굴을 하다가도 손에 연탄 가루를 묻힌 채 얼굴을 닦아 검둥 얼굴이 된 모습을 보고는 서로 깔깔거리며 즐거워했다.
2004년부터 시작된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은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전국 24개 지부에서 4만3779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연탄 283만1028장을 1만1986가구에 지원했다. 2010년 대비 가구 수와 자원봉사자 수는 10%, 연탄 지원량은 5%가량 증가했다.
글·사진=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