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비중 35%… 4년래 최고

입력 2012-12-16 19:16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시가총액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 자금은 당장 돈줄이 마른 국내 기업에 다소 숨통을 터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단기투자에 집중돼 국내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되는 등 부작용에 따른 우려감이 더 크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3일 현재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157조6938억원 가운데 외국인 보유액이 404조3067억원으로 34.92%를 차지했다고 16일 밝혔다. 2007년 7월 26일 34.97% 이후 1967일 만에 최고치다. 당시에는 유가증권시장 시총 976조2757억원 중 341조4087억원이 외국인 돈이었다.

2006년 말 37%에 달했던 외국인 시총 비중은 2007년 하반기부터 크게 줄기 시작해 2009년 4월 14일 27.69%까지 떨어졌었다.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닥치자 외국인이 우리 주식시장에서 대거 돈을 빼내갔기 때문이다.

2009년 하반기부터 다시 늘어난 외국인 시총 비중은 지난해 말까지 32% 안팎을 유지하다 올 들어 34%대까지 팽창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에서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풀린 돈이 국내로 대거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 자금은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 우리 기업의 안정적 성장과 이익, 국가 신용등급 상승 등을 노리고 들어오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 투자는 장기 직접투자보다 단기수익을 노린 포트폴리오 투자에 집중돼 있다. 외국인 총투자 중 직접 투자 비중은 지난해 16.0%에서 올 3분기 15.1%로 0.9% 포인트 줄었다. 국내외 경기 악화 등으로 상황이 나빠지면 돈이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자산시장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또 외국인 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난 만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해 수출 기업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민정 연구위원은 “해외 금융시장이 불안해져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면 외환시장 리스크가 전체 금융시장 경색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