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美국무 확실… 외교무대 전면 등장
입력 2012-12-16 19:13
2004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고배를 마셨던 존 케리(69·매사추세츠) 상원 외교위원장이 국무장관으로 국제무대 전면에 등장한다.
ABC·CNN 방송 등은 15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과 민주당 관계들을 인용, “케리 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후임에 지명될 것”이라며 “다만 공식 발표는 수일 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아직 공식적인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케리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큰 역할을 했고, 상원 외교위원장으로서 풍부한 경험과 화려한 인맥, 외교적 식견 등을 두루 갖춰 국무장관 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당초 수전 라이스 주유엔 대사를 국무장관 1순위 후보로 꼽았던 것은 대통령의 의향을 보다 ‘순종적으로’ 반영할 외교수장을 선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다음 선거에 대한 압박이 없기 때문에 2기 임기 동안 여론과 의회 같은 외부적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소신껏 외교정책을 펼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오바마도 외교 분야에서 자신의 족적을 남기기를 원하면서 클린턴에 이어 ‘거물’인 케리 의원을 임명하는 데 부담을 가졌다는 해석이다.
케리 의원은 한반도 정책과 관련, 평소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가 임명될 경우 오바마 2기 대북정책은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는 관여(engagement) 정책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미 정부와 의회가 ‘대북 제재 강화’로 큰 방향을 잡은 현실에서 당분간 케리 의원이 대북 관여 정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