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등학교 총기난사 참변] 아침에 모친 살해→ 학교 이동→ 순식간 100여발 난사
입력 2012-12-16 21:26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도시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비극은 14일 오전(현지시간) 시작됐다. 이날 아침 애덤 랜자(20)는 어머니 낸시를 권총으로 살해했다.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던 집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목격자는 없었다. 부모가 이혼하고 형 라이언(24)마저 독립한 지금 어머니는 애덤의 유일한 가족이었다. 애덤은 이어 어머니가 소지하고 있던 글락·시그사이어 권총 두 자루와 부시매스터 라이플 총 한 자루를 챙겼다.
애덤이 어머니의 차를 몰고 집 근처 샌디훅 초등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9시30분. 정문을 지키던 경비원이 제지했지만, 그는 전혀 거리끼지 않고 이 학교 부속유치원으로 들어갔다.
참사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던 방식으로 시작됐다. 이 학교 체육관에서 수업을 받던 4학년생들은 “갑자기 총성이 울려 폭탄이 폭발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35분, 검은색 방탄복을 입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자가 총을 들고 유치원 교실로 난입했다. 짧은 순간에 애덤이 퍼부은 총탄이 무려 100여발. 6~7세 어린이 18명과 6명의 교직원이 사태파악을 하기도 전 목숨을 잃었다.
BBC에 따르면 경찰은 9시36분에 상황을 인지했다. 그러나 38분엔 이미 “총소리가 멎은 것 같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경찰은 40분쯤 학교에 도착했다. 거의 비슷한 시간, 애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6분, 경찰관들은 사고가 일어난 교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미 모든 상황은 끝났고, 앰뷸런스를 부르는 것 외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경찰관들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여러 군데의 총상을 입고 피 흘리며 쓰러진 어린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짧은 시간에 24명을 살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미뤄볼 때, 애덤은 교실 입구를 막고 공포에 질린 학생들을 한 명씩 조준해 살해한 듯하다. 모든 희생자가 2차례 이상의 총격을 받은 점에 비춰보면 확인사살 작업도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11발의 총상을 입은 희생자도 있었다.
현장에서 숨진 24명 외에도 병원으로 이송되던 2명이 목숨을 더 잃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자살한 범인과 가장 먼저 희생당한 범인의 모친을 포함하면 28명이나 되는 희생자가 나온 것으로, 2007년 일어난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이후 최대 규모다.
한편 NBC 방송은 애덤이 범행 하루 전인 13일 이 학교 교사 4명과 말다툼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들 중 3명은 희생자 명단에 포함됐고, 이날 출근하지 않은 교사 1명만 목숨을 건졌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