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대선’ 후보 선택 도우미 인기… 포털·스마트폰 앱 이용 급증

입력 2012-12-16 19:05


18대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대선후보의 공약을 점검하고 본인의 정치 성향을 파악하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대통령 후보 선택 도우미’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유권자들이 자신의 입장과 가장 잘 맞는 대통령 후보를 찾을 수 있는 서비스로 사회, 경제, 정치 분야에 관한 15개 질문으로 구성돼 있다. 네티즌은 이 질문에 차례로 답하면 자연스럽게 쟁점별 후보별 입장 차이와 공약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북 관계 대응을 묻는 질문으로 ‘우리가 북한에 신뢰 있는 자세를 보이면 북한도 응할 것이다’(문재인 후보), ‘남북문제는 유연하게 접근하되 북핵은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박근혜 후보)가 제시되며, 한 가지를 선택해서 답을 하도록 한다. 대학생 김시진(25)씨는 “내가 보수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몇몇 정책에 있어서 진보진영 후보를 선택하게 됐다는 걸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는 16일 기준으로 총 82만여명이 이용했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 블라인드테스트 프로그램 ‘몽타주(Montazu)’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로그인 해 접속한다. 경제, 교육, 복지, 외교, 행정 5개 분야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의 공약이 제시된다. 참가자들은 누구의 공약인지 모른 채 마음에 드는 공약을 선택한다. 선택이 끝나면 평소 지지하던 후보와 선택한 공약의 일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결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지인에게 자동으로 전파된다. 지난달 19일 서비스 개시 이래 현재까지 3만여명이 참가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벤처기업 레이니스트 김태훈 대표는 “참가자 30% 정도가 지지 후보와 지지 공약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약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당선 후에도 공약 이행 여부를 감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정치성향을 알아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 안의 진보·보수 성향 테스트’에서는 정치성향을 구분하는 20개의 문항이 제시된다. 예를 들면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에 대해 소비자로서 어떤 입장인가?’에 대해 ‘불편하고, 전통시장 회복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없어져야 한다’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20개의 문항에 모두 답하면 자신의 보수·진보 성향이 각각 몇%인지 화면에 표시된다. 테스트에 참여한 김광한(34)씨는 “친구나 가족 등 지인들을 따라 평소 내 성향이 진보인 줄 알고 있었는데 막상 결과를 보니 보수가 70% 진보가 30%였다”며 “정책과 후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사야 김유나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