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 與 “정동영, 꼰대투표 트위터에 올려” 野 “朴후보가 흑색선전 오히려 주도”
입력 2012-12-16 22:33
대선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도 박빙 구도가 계속 이어지자 여야의 서로를 향한 공세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하지만 말꼬리 잡기이거나 별것 아닌 것에 과잉 대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볼썽사납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김광림 여의도연구소(여연) 소장은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문 후보에게 뒤지고 있다는 내용으로 여연 여론조사를 조작해서 유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우상호 공보단장은 “우리는 여연 조사결과를 입수한 적도 없는데 왜 조작했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조해진 대변인은 “전날 광화문 유세에서 민주당이 불법 행사용 소품을 무차별적으로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와 이인영 상임선대본부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 대변인은 또 “민주당 문성근 전 대표가 트위터에 ‘새누리당이 (박 후보의) 억대굿판, 신천지(연루설)를 퍼나른 네티즌을 고발한다고 한다’는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재전달하면서 ‘쫄지 마세요’라고 했다”며 “당 대표까지 지낸 분이 범법행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자신의 트위터에 신문에서 발췌한 ‘꼰대들의 늙은 투표에 인생을 맡기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가 황급히 삭제했다”면서 “어르신들을 모욕하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노인회는 이 문제 때문에 민주당 당사를 항의 방문했고, 민주당은 유감을 표명했다.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도 여의도 당사 회견에서 “민주당은 2002년에도 ‘김대업 병풍’ 등 갖은 흑색선전을 한 사람들”이라고 상기시켰다.
민주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선대위 회의에서 “새누리당의 불법 사무실 운영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해온 게 아닌가”라며 “새누리당이 합법적인 민주당 사무실을 덮쳤다는데 물귀신 작전”이라고 지적했다. 진성준 대변인은 “박 후보는 흑색선전과 전면전을 벌인다면서 정작 자신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한 후보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흑색선전을 주도하고 있다”며 “네거티브의 여왕이자 적반하장의 명수”라고 날을 세웠다.
박용진 대변인도 “새누리당 김무성 본부장이 오늘 기자들에게 ‘우리 전략은 중도층이 이쪽(새누리당)도 저쪽(민주당)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겠다면서 투표 자체를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며 “박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해야 할 중대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특전사 예비역모임’ 소속 회원이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박 후보 지지선언을 하던 중 손가락을 깨물어 ‘충(忠)’자를 혈서로 쓴 데 대해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일제강점기 때 박정희 군관이 일제에 혈서로 충성을 다짐한 일을 연상시킨다. 혐오스럽다”고 했다.
손병호 김현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