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1부)] 이젠 동반자… 제2 한강기적 디딤돌 찾는다
입력 2012-12-16 18:51
한국과 독일이 수교 130주년을 맞는 2013년은 국가협력의 동반자로서 새로운 미래를 여는 원년(元年)이 될 전망이다. ‘한강의 기적’의 첫 걸음이 된 광부 독일 파견도 50주년을 맞는다. 나아가 삼성을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킨 이건희 회장이 프랑크푸르트 신경영을 선언한 지 20주년이 된다.
주한 독일대사를 지낸 한스 울리히 자이트(60) 독일 외교부 문화총국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독일은 한국을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양국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2013년에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는다. 한국은 차기 대통령이 새 정부를 출범시키고 5년의 국정운영을 시작하고, 독일 역시 10월 총선에서 새 정부를 구성, 유로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게 된다.
양국은 1883년 11월 26일 조·독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뒤 1955년 12월 1일 상호 국가를 승인했다.
한국은 동독을 승인하는 나라와는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서독 외교의 기본 노선인 ‘할슈타인 원칙’을 지켰다. 독일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했으며 북한 핵무기·미사일 폐기에 앞장서고 있다.
1963년 12월 22일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 한국인 광부 1진 123명이 도착했다. 1977년까지 8395명의 한국 광부들이 ‘검은 금광’으로 불리던 독일의 광산에서 젊음을 바쳤다. 1965년부터 12년 동안 1만371명의 간호사들이 파견됐다. 1965년부터 1975년까지 광부와 간호사들이 국내에 송금한 외화는 10만1530달러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눈물과 피땀이 어린 돈은 ‘라인강의 기적’이 ‘한강의 기적’으로 이어지는 기초가 됐다. 현재 양국의 교역량은 270억 달러 규모다. 김재신 주독일 한국대사는 “독일은 우리의 유럽 내 최대 교역국”이라며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양국간 경제교류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년 전 독일을 주목했다. 1993년 6월 7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며 신경영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이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은 없었다. 삼성은 2013년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래 전략과 비전을 구상중이다.
이같이 한·독 수교 130주년의 오랜 인연은 양국 미래발전의 원천이 되고 있다. 지난 1990년 분단 40여년 만에 통일을 이루고, 통일 후유증까지 극복한 독일은 갑작스런 통일에 대비할 것을 조언한다. 자이트 총국장은 “독일은 동·서독 통일의 경험을 살려 남북통일의 가교 역할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베를린·프랑크푸르트=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