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집권 1년] 김정은식 개혁·개방 ‘6·28조치’… 체제 위협 불안 못지워 힘들 듯
입력 2012-12-16 18:27
지난 1년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개혁개방 정책은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제개혁 성향이 짙은 6·28 경제관리개선 조치는 보류된 상태고, 외자 유치를 위한 경제특구는 중국 등 외국자본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계획경제가 무너졌을 때 일어날 체제 위협에 대한 불안을 지우지 못하는 김정은이 향후에도 전면 개혁개방에 나서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정은은 지난 4월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다시는 인민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두 달 후 ‘우리 식의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를 확립할 데 대하여’(6·28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는 기업소와 협동농장의 자율성 증대가 핵심으로 일부 협동농장 등에서 시범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정은식(式) 개혁개방’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됐던 6·28조치는 이후 유야무야된 상황이다.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 조치가 나온 지 9개월 이후 실시된 사례를 보면 6·28조치 등 일련의 경제개혁이 내년 본격 시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계획경제라는 기본 틀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7·1조치처럼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세종연구소 양운철 통일전략연구실장은 “6·28조치가 성공하려면 우선 협동농장이나 기업소에서 생산하는 산출물이 경제적 잉여를 발생시켜야 하는데 현재 북한 경제운용 능력으로는 달성키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금융개혁 수반 없는 인센티브제 도입은 인플레이션 발생으로 별 효과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당분간 북한의 개혁개방은 나선지구나 황금평 개발처럼 중국에 의존하는 외자 유치에 매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6일 “지난 7월 김정은이 공개석상에서 영화 ‘록키’ 음악을 틀고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등장시켰을 때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를 걸었지만 지금은 지극히 실망스럽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