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집권 1년] 향후 美·中 관계는… 中 등 반대 불구 로켓 발사 평화 해치는 외교적 골칫거리
입력 2012-12-16 18:27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로켓 발사를 강행하면서 향후 미·중 두 강대국과의 험난한 외교적 여정이 시작됐다.
◇실용주의 중국 대(對) 변화 없는 북한=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유일한 후견인 노릇을 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논의 과정에서 ‘북한 감싸기’를 연출했다. 언뜻 혈맹관계인 북·중 간에 변화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등장 이후 양국 간 눈에 보이지 않는 긴장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지난 11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전후로 김정은의 방중을 타진했지만 중국의 비협조로 성사되지 않았고 이어 중국의 만류에도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하면서 중국의 심기가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시 총서기와 권위주의를 탈피하지 못하는 김정은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16일 “시 총서기는 최근 공식행사에 레드카펫을 깔지 말고, 인민을 동원하지 말라는 등의 실용주의 노선을 펴고 있다”며 “김정은 방중 시 북한이 바라는 교통통제, 대규모 환영인파는 시 총서기 스타일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경제협력도 중국이 과거 정치와 연계된 무조건적 지원이 아니라 실질적 경제이익을 고려한 접근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근보다는 채찍, 美 고강도 압박할 듯=북한은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또 한번의 벼랑 끝 전술을 폈다. 로켓 발사 성공으로 미 본토 공격에 대한 두려움을 상기시켰고, 이를 통해 한국을 배제한 북·미 직접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셈법대로 상황이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은 내부적으로 높은 실업률 등 현안이 산적해있고 대외적으로도 이란, 시리아 등 중동이 우선이다. 이런 가운데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당근’을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란식 제재를 통해 강력한 채찍을 휘두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기본적으로 북한과 직접 대화할 용의가 없다”며 “김정은이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것은 아버지 시대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핵을 통한 협박전술밖에 없다고 판단한 이상 미국은 그에 상응하는 대북 강경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