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집권 1년] 김정은, 권력장악 통치술… 불안한 ‘28세 권력자’의 공포정치
입력 2012-12-16 18:27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지 17일로 1년이다. 북한은 16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1주기 중앙추모대회를 열었다. 김 제1위원장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경희 노동당 비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과 함께 주석단에 자리했지만 별도 연설은 하지 않았다.
올해 28살의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30일 인민 군 최고사령관에 오르고, 지난 4월 13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노동당 제1비서와 국방위 제1위원장에 추대되면서 당·정·군 모든 권력을 장악했다. 지난 1년 동안 그의 통치술은 ‘공포’로 요약된다. 이영호 총참모장 숙청에서 보듯 기존 권력층에 ‘누구든 숙청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심어줬다.
지난해 12월 28일 평양에서 열린 김정일 영결식에서 영구차를 호위하던 8명 중 민간인을 제외한 4명의 군부 인사가 숙청되거나 현역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영호 숙청 이후 군 실세로 등장한 최룡해 총정치국장도 최근 차수에서 대장으로 계급이 강등됐다. 연평도 포격도발 주범인 김격식은 최근 인민무력부장을 맡으며 권력 핵심에 재등장했다. 김정은은 아버지 시대에 어떤 자리에 있었건 충성심 테스트로 줄을 다시 세우며 유일 지도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김정은은 할아버지(김일성 전 주석)와 아버지보다 더 혈연에 매달리며 ‘믿을 건 가족뿐’이라는 식의 김씨 왕조 부흥에 열을 올린다. 대표적인 예가 고모부 장성택의 2인자 등극이다. 장성택은 지난 8월 단독으로 방중해 국가수반급 예우를 받았고 지난달에는 노동당과 내각의 핵심 실세들로 구성된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지난달 19일 김정은의 기마중대 시찰을 보도한 조선중앙통신은 두 사람이 똑같은 외투를 입고 서 있는 사진을 내보냈다.
부인 이설주는 관례를 깨고 지난 7월부터 김정은의 공개 활동을 지속적으로 동행하며 뉴스메이커 역할을 했다. 권력 엘리트들에게 공포정치를 가하는 대신, 인민들에게는 포근하고 친근한 모습을 연출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밖에 고모 김경희 당 비서 역시 공개석상에 나타나 건재를 과시하고 있고 여동생 김여정도 노동당 내 선전부서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지난 1년 통치는 혈육 중심의 친정체제 구축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