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쓴 이다윗 작가 “낮은 곳으로 향한 예수님의 시선”

입력 2012-12-16 18:18


“아! 선교하셨네요.”

18∼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의 리허설 장면을 본 뒤 작품의 실제 주인공이 감격해 한 말이다. 이 뮤지컬은 ‘밥퍼 사역’으로 유명한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와 아내 김연수 사모의 러브 스토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대본을 쓴 이다윗(32·사진) 작가는 “왕성하게 활동 중인 분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고 하니 두 분 모두 내켜하지 않으셨다”며 “목사님은 대본을 보시고 승낙했지만 사모님은 마지막까지도 공연하는 것을 허락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그러다 김 사모가 최근 이 작가와 대화를 나눈 끝에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다. 연습실 한쪽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작품을 지켜보던 김 사모는 이 작가에게 “이것이 바로 선교”라며 격려했다.

1979년 봄 유신철폐를 외치다 시위대에 휘말려 서울 명동성당으로 피신한 22세의 사고뭉치 전도사 최일도. 그곳에서 운명의 장난처럼 첫눈에 로즈 수녀(김연수)에게 반해버린다. 2년여의 시간 동안 구애를 해보지만 개신교 목회자와 가톨릭 수녀의 사랑은 이뤄질 수 없었다. 결국 그 사랑을 비관해 일도는 바다에 뛰어들 작정으로 배에 오르고, 죽기 전 마지막으로 연수에게 전화를 건다.

이 작가는 “두 분의 사랑 이야기는 그저 처절한 사랑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밥퍼 나눔으로, 가장 낮은 곳을 향한 시선으로 옮겨가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기까지 현재 진행형”이라며 “바로 하나님은 하늘에만 계신 게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랑과 나눔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계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서울시뮤지컬단(단장 유인택)이 공연하는 ‘밥 짓는 시인…’은 내년에는 지방, 교회들 순회도 계획하고 있다. 크리스천 관객을 대상으로 쿠폰 행사를 여는 등 다양한 할인 이벤트도 펼친다(02-399-1114).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