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 식지않는 다이어리 인기

입력 2012-12-16 17:45


쓰는 ‘손맛’을 잊지 못한 사람들이 연말을 맞아 다이어리 구입에 몰려들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3000만대를 넘어서면서 웬만한 메모나 일정관리를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게 됐지만, 다이어리만이 줄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원하는 수요가 줄지 않은 것이다.

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국내 대표적인 수첩·다이어리 제조업체 양지사의 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3분기 수첩·다이어리 매출은 13억5800만원으로 지난해(12억9900만원)보다 늘었다. 2010년에는 15억3900만원이었다. 스마트폰 보급이 절정을 이뤘던 지난해 다이어리 수요가 줄었다가 올해 다시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교보문고 핫트랙스는 11월초부터 지금까지 다이어리(사진) 판매가 지난해와 비교해 15% 이상 늘었다. 핫트랙스는 올해 다이어리 판매를 예년보다 빨리 시작했다. 10월부터 구매문의가 이어지면서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매장에는 형형색색의 귀엽고 화려한 디자인의 다이어리와 차분한 느낌의 가죽 소재 다이어리가 다양하게 전시돼 있었다. 올해 판매되는 다이어리는 2000여종으로 지난해(1400종)보다 40% 가량 늘었다. 핫트랙스 관계자는 “크고 얇으면서 날짜가 적혀 있거나 색인이 간편해 실용성을 갖춘 제품이 인기”라고 귀띔했다.

다이어리의 인기는 연말 커피전문점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커피전문점들은 너나할 것 없이 앞다퉈 연말 사은품으로 다이어리를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음료를 마실 때마다 스티커를 주고, 고객이 17장을 모으면 다이어리를 증정한다. 이미 수년 째 진행되고 있는 행사로 20∼30대 젊은층에서는 겨울철에 꼭 한 번 해야 하는 ‘연례행사’로 인식될 정도로 인기다. 인터넷 카페에서는 스티커를 다른 사람에게서 구매하려는 내용의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스타벅스는 올해 판매용 5만권, 교환용 40만권의 다이어리를 준비했다. 지난해 각각 3만권, 30만권을 준비했는데 다 소진돼 고객들의 항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카페베네도 올해 다이어리 물량을 30% 늘려 판매 중이며 1차 수량은 이미 다 소진됐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