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박찬호·김태균, 골프 최경주, 축구 홍명보, 피겨 김연아… ‘기부 천사’ 동참 행렬
입력 2012-12-16 17:44
한화의 거포 김태균이 12월 초 사랑의 열매 고액 기부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해 화제가 됐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 기부 또는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할 경우 가입할 수 있는데, 김태균은 1억원을 기부해 야구선수로는 처음 정회원이 됐다.
김태균은 2009년 자유계약선수(FA)로 일본 진출할 때나 올 시즌 귀국해 한화와 계약할 때 소위 ‘연봉 대박’을 쳤다. 일반인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이기 때문에 이번에 기부한 1억원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기부가 활발하지 않았던 프로야구계에서 의미있는 시작으로 평가받는다
김태균 외에도 최근 한국 스포츠계는 기부와 봉사에 적극적인 스타들이 많아졌다. 골프의 최경주, 야구의 박찬호, 피겨의 김연아, 축구의 홍명보 등은 대표적이다.
1997년 결손가정 어린이에게 장학금을 지원한 것을 계기로 기부활동을 펼치게 된 최경주는 2007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었다. 그동안 번 상금과 후원 등을 합해 총 100억원 규모로 설립된 이 재단은 소외계층의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박찬호가 가장 적극적이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였던 박찬호는 2001년 자신의 이름을 딴 ‘박찬호 장학회’를 설립, 야구 꿈나무들을 비롯해 질병과 가난에 시달리는 국내외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신인왕에 오른 넥센의 서건창도 어렸을 때 박찬호 장학금을 받은 바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 역시 기부 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김연아는 지난해 전세계 여성 스포츠 선수 가운데 연간수입 8위에 올랐다. 하지만 동시에 여성 스포츠 스타 기부 랭킹 5위에 올랐다. 지난 1∼2년간 현역에서 물러났던 김연아가 여러 기업의 협찬을 받으며 광고를 찍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김연아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기부를 하고 피겨계 꿈나무들을 지원해 온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은 상당 부분 사라졌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이름을 딴 ‘홍명보 장학재단’을 설립해 축구 꿈나무 육성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 나설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총 8억원을 기부했다. 특히 홍 감독은 스포츠계에 자선 문화를 뿌리내릴 수 있도록 주변에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몇몇 선수들 외에 한국 스포츠 선수들의 사회 공헌 활동은 소속 구단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다만 해외에서 활동했거나 활동중인 스타선수들을 중심으로 현지에서 스포츠 선수들이 청소년의 롤모델이 되고, 자신을 키워낸 스포츠에 보답하는 활동이 큰 도덕적 가치로 평가받는 것을 직접 체험하면서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사회 공헌 활동은 자연스럽게 다른 국내 선수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