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마저… 금융권 감원 태풍 몰아친다

입력 2012-12-14 22:00


삼성마저 경기침체에 따른 감원의 칼바람을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삼성 계열 금융회사들이 저금리·저성장의 불황 장기화에 대비, 희망퇴직으로 수백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나섰다. 다른 금융회사들도 위기극복 차원에서 희망퇴직과 함께 지점 통폐합 등 자구책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근속연수 12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150여명을 감축했다고 14일 밝혔다. 삼성화재는 인력을 줄이는 동시에 수도권총괄과 지방총괄로만 나눴던 영업본부를 4곳으로 세분화했다. 불황 장기화에 대비해 조직을 슬림화하면서 일선 영업점의 마케팅을 강화한 것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퇴직자들에게는 위로금을 지급하거나 신규 창업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도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최근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는 등 내년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자 몸집 줄이기를 통한 경영 개선에 나선 것이다. 1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삼성자산운용에서도 인력 감축 계획에 따라 정년퇴직을 앞둔 1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다른 금융회사들도 몸집 줄이기에 착수했다. 한국씨티은행은 2008년 이후 4년 만에 지난달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고, 자격을 검토한 뒤 지난 3일 199명의 희망퇴직을 확정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부터 정규직 정원을 98명에서 88명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가 통과시킨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상무 정원도 3명에서 2명으로 줄어든다.

꼭 희망퇴직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금융권에서는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점 통폐합을 통한 조직 슬림화, 본사 직원 일선 영업점 재배치 등이 대표적이다.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폰 거래 같은 ‘비대면 채널’이 늘어나는 추세도 지점 통폐합 움직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현재 41개인 본부 부서를 35개로 축소했다. 또 영업점 마케팅 강화를 위해 본부 등 후선부서 직원 200여명을 일선 영업점으로 재배치했다. 구체적인 숫자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하나은행도 연내에 본부 인력의 일부를 영업점으로 발령낼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10~20곳의 지점을 통폐합할 방침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영업점 직원 수가 가장 많은 KB국민은행도 통폐합 효율화를 위한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