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삼성重, 2012년 컨테이너선 수주 ‘빈 손’

입력 2012-12-14 21:58


유럽발 금융위기 등으로 해운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세계 1위 조선사 삼성중공업마저 올 들어 컨테이너선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만 해도 1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10척 등 13척을 수주했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올해는 수주량이 전무한 상태다.

대표적 상선인 컨테이너선은 세계적으로 발주량이 꾸준해 조선업계의 주력 일감으로 꼽힌다. 하지만 유럽발 금융위기 등 세계 경기침체로 해운 물동량이 줄고 운임 하락세가 지속돼 빈 배가 늘어나자 선주들이 신규 발주를 꺼리는 상황이다.

2위인 대우조선해양의 신규 컨테이너선 수주 실적도 없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규모인 1만8000TEU급 등 20여척을 수주했었다. 지난해 50척을 수주했던 현대중공업은 그나마 올해 12척을 수주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유럽 각국의 불황으로 물동량이 크게 줄어 놀고 있는 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44척(약 270억 달러)이던 세계 컨테이너선 신규 발주량은 올 10월까지 60척(약 45억 달러)에 그쳤다. 컨테이너선을 짓는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2010년만 해도 조선사가 8800TEU급을 만드는 가격은 약 9500만 달러였지만 최근에는 약 7700만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2년 전 약 6000만 달러였던 4800TEU급 건조가격도 최근 4500만 달러까지 하락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수주는 물동량 감소 등 시장 상황에 민감한 만큼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기존에 수주한 물량으로 조선소가 돌아가고 있지만, 장기화되면 2년 뒤 선박 도크는 텅 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의 불황은 철강산업 불황으로 이어지는 등 파급효과가 크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