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4] 朴 “흑색선전과 전면전 선언” VS 文 “사실로 드러나자 물타기”

입력 2012-12-14 18:59


오는 19일 치러지는 18대 대통령 선거의 마지막 주말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최근 일련의 의혹 사건들에 대해 서로를 맹비난하며 정면충돌했다. 지지층에 결집하라는 신호탄을 쏘는 동시에 부동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가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지난 5일 선대위 회의에서) 선언한 직후부터 민주당이 무차별적 흑색선전으로 선거 판을 뒤흔들려 하고 있다”며 “모략으로 밝혀진다면 문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민주당이 제기한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의혹, TV토론 때 본인의 아이패드 커닝 의혹, ‘신천지 관련설’ 등을 거론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저는 이 순간부터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한다”며 “이 땅에 음습한 정치공작과 허위·비방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단호히 분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문 후보가 이러고도 ‘사람이 먼저’라고 얘기할 수 있느냐. 이런 것이 ‘새 정치’인가”라고 따졌다.

이에 맞서 문 후보는 경남 거제장터 유세에서 새누리당 국민소통본부 소속 간부가 박 후보에게 유리한 인터넷 댓글을 달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한 사건과 관련, “선관위가 사실관계를 확인해 사실로 드러나니까 박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어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 인터넷 ‘알바’들의 여론조작 실체가 드러난 것인데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권의 최대 실력자가 수사 중인 사건을 그렇게 말하는 것은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고 수사하지 말고 덮으라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후보들까지 상호 비난전의 전면에 나선 것은 초박빙 구도에서 선관위 고발 사건과 국정원 여직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여론 파급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두 캠프 모두 이번 사안이 중도층 및 부동층의 표심을 흔들 수 있는 재료로 보고 있다.

아울러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지가 중요한 상황에서 의혹 사건들이 젊은층의 표심을 자극해 적극적인 투표를 이끌어낼 수도 있고 반대로 진흙탕 선거전에 대한 거부감을 키워 중도층의 투표 포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주말을 거치면서 여야의 전면전을 유권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대선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손병호 유동근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