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로켓 도발 이후] 軍, 로켓 분석 얼마나 밝힐까… 동체 재질·로켓 규모 드러날 듯
입력 2012-12-14 18:49
군이 인양한 북한 장거리 로켓(미사일) 잔해는 베일에 싸여 있던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단서다.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공개된 잔해는 1단 추진체의 연료통으로 북한이 사용한 산화제와 연료, 동체의 재질과 두께, 구조물의 질량 등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13일 오전 0시35분 소해함의 음파탐지기를 통해 해저에 가라앉은 잔해를 포착했다. 오전 8시12분 구조함인 청해진함이 도착해 수중카메라로 잔해 표면의 ‘은하’란 글자를 확인했다.
본격적인 인양작업은 오후 4시 해난구조대 심해잠수사들이 해저로 내려가면서 시작됐다. 1차 작업에서 잔해 일부에 로프를 거는 데 성공했지만 강한 조류 때문에 오후 6시17분 복귀한 뒤 오후 8시40분쯤 2차 작업을 재개했다. 잠수사들이 혼탁한 물속에서 빠른 조류를 뚫고 로프를 완전히 연결한 뒤 오후 11시부터 잔해를 끌어올리기 시작해 14일 0시26분 완전히 건져냈다. 잠수사 투입부터 인양까지 9시간 정도 소요됐다.
인양작업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나 분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선 미사일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장거리 미사일의 핵심적인 부분인 엔진을 건져내지 못해 추진 기술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 것”이라며 “산화제와 연료 성분 정도만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권세진 교수는 “산화제 분석을 통해 북한이 순수 사산화이질소를 사용했는지 질산과 사산화이질소를 혼합해 사용했는지 분석할 수 있으며 연료통 크기를 통해 전체 로켓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북한 기술의 일부를 평가하는 소중한 자료가 된다”고 했다.
당초 잔해를 수거해도 공개하지 않겠다던 국방부가 입장을 바꿔 전격 공개한 데 대해 외교가 일각에선 ‘전략적 오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실수를 덮으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인양 후 분석을 모두 끝낸 뒤 공개해 북한의 불필요한 공세를 피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었다”고 비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