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4] 유세 대결 가열… 文, PK돌며 표몰이
입력 2012-12-14 21:40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14일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인 부산·경남(PK)을 샅샅이 훑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추월했다고 나오자 상당히 고무된 듯 비가 오는 궂은 날씨임에도 연설마다 자신감이 넘쳤다.
문 후보는 경남 거제장터 유세에서 자신이 거제 출신임을 강조하며 지역 민심을 파고들었다. 그는 “저희 집은 6·25전쟁 때 함경남도 흥남에서 미군 수송선을 타고 (거제로) 피란을 왔다”며 “거제가 낳고 키운 저 문재인, 이제 거제시민들께서 대통령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또 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지층도 공략했다. 문 후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도 저를 지지했다. 김 전 대통령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는 보도가 있다”며 “영남의 민주화 세력이 다시 뭉쳤다. 지역주의 정치가 해체되는 위대한 통합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세에 앞서 문 후보는 탯줄을 잘라준 추경순(84·여)씨에게 인사하는 순서도 가졌다. 그는 “지역 어른들에게 들은 덕담”이라며 “사람들이 ‘거제에서는 (김 전 대통령 외에) 대통령이 한 명 더 나올 땅이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울산·창원·부산 등 방문하는 지역마다 적극적인 투표를 강조했다. 그는 “투표율만 높으면 저 문재인이 대통령 된다는 게 모든 국민들의 일치된 판단이다. 해외에 계신 국민들의 투표율이 71.2%를 넘었다. 부재자 투표에서도 몇 백 미터가 넘는 투표 행렬을 보셨는가”라고 물으며 “이제는 우리 차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대통령에서 퇴임하면 제가 태어나고 지금도 제 집이 있는 이곳 경남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부산 유세에서는 지지자들과 함께 ‘부산 갈매기’를 합창하기도 했다.
문 후보 지원에 나선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는 새누리당의 아성인 대구·울산을 찾았다. 안 전 후보는 “12월 19일은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소중한 선거일”이라며 “국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나라의 미래를 국민의 손으로 결정해야 정치가 국민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동교동계 인사들이 박 후보를 지지한 것과 관련해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께서 저에게 ‘선거 때는 항상 변절자가 나오기 마련’이라고 했다”며 “‘하나님이 계시는데 어떻게 유신을 한 박 후보가 될 수 있겠느냐. 정권교체를, 민주정부를, 남북관계를 위해 반드시 야권 단일 후보인 문재인 후보 당선에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부총재를 지낸 강삼재 전 의원도 “문 후보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면서 국민 대통합을 이룰 적임자”라며 이날 지지를 선언했다. 강 전 의원은 문 후보와 경희대 동기로 학생운동을 같이했다.
거제·부산=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