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4] 유세 대결 가열… 朴, 국토종단 표훑기

입력 2012-12-14 22:07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14일 경남 진주를 시작으로 양산·부산·대전을 거쳐 서울까지 국토를 종단하는 장거리 광폭 유세전을 펼쳤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격차를 최대한 좁혀야 하거나(서울), 격차를 따돌려 우세를 굳혀야 하는(부산·경남·대전) 전략적 요충지를 훑은 셈이다.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박 후보는 가는 곳마다 ‘전쟁’ 개시를 알리며 민주당과 문 후보를 맹비난했다.

비옷을 입은 박 후보는 부산 서면 천우장 앞에서 비를 맞으며 “(민주당은) 인터넷과 트위터, 페이스북을 이용해 ‘아니면 말고’식 무차별 흑색선전을 퍼뜨리면서 선거를 오염시키고 있다. 제2의 김대업이 등장할 거라는 경고까지 나온다”며 “이런 구태정치 보고만 계시겠나. 심판해 주셔야 하지 않겠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흑색선전은 달리 말하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국민을 상대로 사기 치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어떻게 국민을 위해 일하겠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8000여명의 지지자들(경찰 추산)은 박수를 치거나 우산을 흔들며 환호를 보냈다.

박 후보는 “선거에 이기겠다는 목적 하나로 28세 미혼여성의 오피스텔에 쳐들어가 집단적 테러를 해놓고도 사과 한마디 없다”며 “민주당 스스로 1주일을 미행했다 했는데 이거야말로 불법사찰이고 스토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상인이면 그 자리에서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박 후보는 토론회 아이패드 커닝, ‘신천지 관련설’ 등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을 조목조목 부인한 뒤 “흑색선전이 대한민국 운명을 결정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 국민을 속이는 것을 그대로 두면 습관성이 되니 여러분이 막아주셔야 한다”고 부탁했다. 이어 “천금같은 한 표를 행사하지 않아 나라의 운명이 엉뚱하게 바뀌는 천추의 한을 남겨서도 안 된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민생에 제 모든 것을 걸겠다”며 “부산시민들이 바라는 신공항 반드시 건설하겠다. 가덕도가 최고 입지라면 가덕도로 할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앞서 진주와 양산 유세에서도 민주당과 문 후보를 비판한 뒤 진주·사천을 항공우주산업 거점지역으로 키우겠다며 지역 표심을 흔들었다.

대전으로 이동한 박 후보는 신중앙시장 앞에서 지지를 당부한 뒤 밤엔 서울 신촌오거리에서 반값 등록금 공약 등을 강조하며 ‘2030(20~30대)’ 세대를 공략했다. 2006년 지방선거 유세 때 이곳에서 당한 커터칼 테러를 언급한 박 후보는 “이곳은 제가 목숨을 잃을 뻔한 곳이고 인생을 다시 시작한 곳”이라며 “국민께서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셨다. 꼭 보답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황우여 대표와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지난 11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남 신안군 하의도 생가를 방문했을 당시 이를 막아서던 사람들이 일부 당직자를 때렸다고 주장했다.

부산·대전=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