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로켓 도발 이후] 美·中 이견… 대북제재 험로 예고
입력 2012-12-14 18:50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후 대북 제재 수위를 높이는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협상보다 강경책을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통한 문제 해결을 선호해 접점 찾기가 쉽지 않다.
◇미·중 뚜렷한 시각차=협상에 소극적인 미국의 분위기는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의 언급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북한이 비확산 목표를 향한 (우리) 노력과는 반대로 가고 있어 협상 재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정권교체와 같은 강경론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북한 위협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협상이 아닌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일방적 대북 제재는 막겠다는 입장이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관련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일을 하면서 조기에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대사의 가시 돋친 설전=12일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선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리바오둥(李保東) 중국 대사가 로켓 발사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말다툼은 “북한 로켓 발사를 지역 안정을 해치는 도발로 규정해야 한다”는 라이스 대사 언급에서 시작됐다. 직후 리 대사가 “로켓 발사가 지역 안정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고, 라이스는 다시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라이스의 공격적 발언에 화가 난 리 대사는 “말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후 회의에서 북한 로켓 발사를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강력 규탄하는 대신 로켓이 지역 안정을 해친다는 문구를 빼는 형태로 설전이 봉합됐지만 대북 제재는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 움직임은 일사분란하다. 미·일 양국은 북한이 발사하는 탄도미사일 추적을 위해 일본 남부 규슈에 미군 조기경계 레이더인 ‘X밴드 레이더’를 배치키로 했다. 규슈에 이 레이더가 설치되면 북한이 동창리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포착이 가능하다고 산케이신문은 보도했다.
이제훈 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