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스타들 펄펄 날 수밖에… 한국의 왝스 누구
입력 2012-12-14 17:48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시즌 종료는 결혼 시즌 시작을 의미한다. 지난 주말에도 축구 국가대표 출신 오장은(삼성)과 프로야구 최진행(한화) 차일목(KIA) 김영민(넥센) 등이 ‘품절남’에 동참했다. 누구나 느끼는 바지만 이들의 결혼 상대 여성들은 하나같이 미인이다. 그들은 미스코리아 출신이거나 방송과 스크린에서 활약하는 연예인이 상당수다.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커플은 이제 당연한 것처럼 인식될 정도다. 유럽에서는 스포츠 스타의 아내와 여자친구들을 ‘왝스(WAGs·Wives And Girlfriends)’라 부르며 또 하나의 흥행요소로,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녀와 야수의 만남=대중이 기억하는 국내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간 결혼은 1980년 축구선수 허정무와 방송 MC로 활약하던 최미나 커플이 처음이다. 1984년 농구선수 이충희와 탤런트 최란씨의 결혼은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당시에는 미녀와 야수의 만남이 흔치 않은 이색커플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축구선수들이 많았다. 운동종목 가운데 해외 진출이 가장 활발했기 때문이다. 안정환-이혜원 부부는 1999년 광고 모델이 인연이 돼 그해 백년가약을 맺었다. 김남일(인천유나이티드)·아나운서 김보민, 정조국(FC서울)·탤런트 김성은, 이호(울산 현대)·가수 양은지씨 등이 부부의 연을 맺었다.
야구선수 중에는 이승엽(삼성)·모델 이송정 커플이 가장 유명하다. 김태균(한화)이 스포츠 채널에서 활약하던 김석류 아나운서와 웨딩마치를 울렸고, 롯데 송승준은 대전방송 리포터로 활약했던 김수희씨와 결혼했다. KIA 이용규는 탤런트 유하나씨와 결혼했고, 삼성의 박한이와 배영수도 각각 연기자 출신 아내를 맞이했다. 삼성 최형우는 지난 1일 모델 출신 박향미씨와 결혼에 골인, 스포츠 스타-연예인 커플에 합류했다. 넥센 박병호는 지난해 스포츠 채널 아나운서였던 이지윤씨와 결혼한 뒤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맞았다.
프로농구 KT의 김도수도 SBS미디어넷의 정희정 아나운서와 백년가약을 맺었고, 인천 전자랜드 임효성은 S.E.S 멤버 슈와 결혼했다.
‘왝스’ 가운데는 미스코리아 출신도 많다. 이동국의 아내 이수진씨는 1997년, 안정환의 아내 이혜원씨는 1999년, 최희섭(KIA)의 아내 김유미씨는 2006년, 배영수의 아내 박성희씨는 1999년 각각 미스코리아로 선발됐다.
◇왜 많을까=우선 스포츠 스타들은 수억원의 연봉을 받으며 경제력까지 갖춘 데다 각종 매체에 등장해 이미 스타성을 갖고 있다. 게다가 남성미까지 갖춰 그만큼 또래 일반인에 비해 미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최근 들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수와 연예인이 자연스레 만날 기회와 공간도 많아졌다. 안정환·이혜원, 이승엽·이송정 커플은 모델로 호흡을 맞추다 인연이 됐다. 스포츠 전문채널이 많이 생겨 선수와 미모의 아나운서가 접촉할 기회가 많아진 것도 이들 커플이 늘어나는 이유다. 김태균·김석류 커플이 대표적이다.
의외로 미용실이 이들 간 만남 장소로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들이 출입하는 미용실에 선수들도 출입하면서 자연스런 만남의 공간이 된 것.
스타급 운동선수들은 단순히 경기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특별한 매력이 있다. 자신의 스타성을 앞세워 상대방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능력 또한 갖췄다. 또 연예인 못지않게 미디어와의 접촉이 잦아 자신을 잘 표현하는 데도 익숙하다. 그만큼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 또한 뛰어난 것이다.
운동선수와 연예인의 직업상 공통점이 많은 것도 커플이 많은 이유로 꼽힌다. 그라운드와 무대에서 대중의 주목을 받지만 스트레스도 많다. 대중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는 외롭고 힘든 직업이다. 그들은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 곧바로 대중에게 잊혀질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항상 있다. 직업 특성상 일상이 불규칙한 스케줄에 놓여있는 점도 비슷하다. 이 같은 공통점 때문에 서로 의지하게 되고 결혼으로 쉽게 골인한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프로 스포츠가 활성화될수록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간 결혼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왝스? WAGs·Wives And Girlfriends
스포츠스타들의 부인이나 여자 친구를 뜻하는 말로 이들이 뛰어난 미모를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아 왝스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