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님의 성탄절 거룩하십니까?] ‘아이들의 산타’ ’함영규·강혜숙 부부

입력 2012-12-14 18:05

“안녕! 카마코스타. 작지만 올해도 성탄 선물을 준비했단다. 너를 생각하며 기도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다는 걸 잊지 말고 내년에도 건강하고 즐겁게 살자꾸나. 우리가 열심히 기도할게.”

지난달 함영규(55)씨와 아내 강혜숙(54)씨는 올해도 아시아·아프리카 14개국 100명의 후원 아동에게 성탄절 선물과 카드를 준비했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항상 마음에 담고 응원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다.

함씨 부부가 아이들의 산타가 된 건 2008년 기아체험 행사를 방송으로 접하면서부터. 세계 많은 아이들이 배고픔으로 죽어가는 걸 보고 충격을 받은 이들은 그해부터 후원을 시작했다.

“어린시절을 어렵게 보냈고 당시 주일학교 유아부 교사도 하고 있던 터라 방송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더라고요. 처음엔 1명으로 시작했는데, 아내가 99명을 더 후원하자고 해 100명이 됐습니다.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부족하면 노후자금을 줄이겠다는 각오로 후원을 시작했어요. 저희가 좀더 아끼면 아이들이 굶지 않을 것 같아서요.”

얼굴 한번 못 본 후원자에게 정성껏 편지를 보내는 아이들이 기특했던 함씨 부부는 성탄을 앞둔 2009년 11월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성탄카드는 손수 쓰고, 선물은 학용품부터 장난감, 공, 옷까지 다양하게 챙겨 일일이 포장해 보냈다. 2010년부터는 각 나라 월드비전에서 준비하는 ‘성탄키트’로 선물을 갈음하고, 성탄카드만 직접 보낸다. 현지 상황에 따라 선물을 못 받는 경우가 있어서다.

서울 삼성동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함씨는 여력이 되면 더 많은 아이를 후원하고 싶다고 했다. “방송 등에서 물 때문에 선천성 장애를 가진 아이를 볼 때마다 특히 마음이 아픕니다. 뜻있는 이들과 함께 우물을 파주는 게 앞으로의 꿈이자 제 기도제목입니다.”》 22면에 계속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