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中 구리 물리치고 삼성화재배 안았다

입력 2012-12-13 20:19

이세돌 9단이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에서 중국의 구리 9단을 물리치고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았다.

이 9단은 13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결승 3번기 제3국에서 270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흑으로 반집승을 거뒀다. 1국에서 반집승했던 이 9단은 이로써 종합성적 2승1패를 기록해 2004, 2008, 2009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삼성화재배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결승에서도 원성진 9단에게 패했던 구리 9단은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쳐 1억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 9단은 필생의 라이벌 구리 9단과의 통산 전적에서 10승1무14패로 여전히 뒤졌지만 세계대회 결승에서는 2승1패로 앞서게 됐다.

이 9단은 “운 좋게 우승한 것 같다”면서 “세계대회에서 20회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승한 것보다 구리 9단과 대국한 것이 기뻤고 다시 한번 이런 자리에서 만나고 싶다”면서 “초읽기 와중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은 것이 최종국 승리 요인이며 이길 수 없는 1국을 승리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 9단은 2009년 LG배 결승에서 구리 9단에게 패했지만 2011년 BC카드배 결승에서 제압한데 이어 삼성화재배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그는 춘란배, 올레배, GS칼텍스배에 이어 삼성화재배 우승으로 4관왕을 차지했다.

최종국에서 흑을 잡은 이 9단은 초반부터 발빠른 실리작전을 펼쳤고 구리 9단은 두터움을 중시하며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다. 중반으로 접어들어 구리 9단의 중앙 두터움이 위력을 발휘해 이 9단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듯했다. 그러나 막판 끝내기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쳐 극적인 반집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 9단의 우승으로 한국은 삼성화재배에서 11차례 우승하며 역대 우승국 1위를 유지했다.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