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내몰리는 현장 근로자들… 임금체불 시위·천막 농성 이어져

입력 2012-12-13 20:06

전남지역 현장근로자들의 임금체불에 대한 시위가 잇따르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이 없어 당국의 관리감독 강화가 절실한 실정이다.

현장근로자 20여명은 지난 3일부터 13일 현재까지 영암 대불산단 내 대한중공업 앞에서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한중공업 하청업체인 주황ENG 소속 현장근로자인 이들은 “대한중공업 측의 한 간부가 일을 시켜놓고 온데간데없어졌다”며 근로자 50명의 4개월 치 체불임금 1억3000만원을 대한중공업이 지불해 줄 것을 요구했다.

같은 산단 내 삼호중공업 앞에도 현장근로자 10여명이 지난 11월 초부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삼호중공업 하청업체인 성인중공업이 현장근로자 40여명의 밀린 임금 1억여원을 지급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개월째 임금을 못 받고 있는 박모(52)씨는 “일할 때는 막 부려먹으면서 임금 줄 땐 나 몰라라 한다”면서 “생계조차 이어나가기 어려워 가족들 볼 면목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민주노총 영암군지부 선민원 상담소장은 “현장에서 일을 시키고 임금지급 약속을 지키지 않는 회사들 때문에 현장근로자들이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체불임금 관련해서는 회사가 지급능력이 될 때 1차로 시정을 지시해 해결하지만 해결능력이 없는 경우는 검찰에 고발조치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전남지역의 체불임금 피해 근로자는 7854명이고, 임금과 퇴직금 등 체불임금액은 273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8억여원보다 9% 증가한 수치로 1인당 체불임금은 348만원이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