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로켓 후폭풍] 北 핵실험 내일이라도 가능

입력 2012-12-13 21:57

북한의 다음 행동은 무엇일까.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활용이 가능한 사거리 1만㎞ 이상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한 만큼 이번에는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북한은 2006년 7월 대포동 2호를 발사하고 나서 석 달 후 핵실험을 했고, 2009년 4월에도 광명성 2호를 쏜 지 한 달 뒤 핵실험을 했다. 이 두 차례의 핵실험은 농축 정도가 떨어지는 플루토늄을 이용한 것으로, 이번에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이용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HEU는 핵탄두에 소량을 넣어도 훨씬 더 큰 폭발 성능을 갖는다. 또 HEU 핵무기 제조시설은 은닉과 이동이 쉬워 만약 HEU를 이용한 핵실험이 성공한다면 북한으로서는 미국에 훨씬 더 큰 충격파를 던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북한 지도부가 핵실험을 결정하기까지는 중국의 입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이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북한에 던지느냐가 관건”이라면서 “만약 예전처럼 ‘화는 났는데 그래도 (북한이) 먹고는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좌고우면한다면 북한은 반드시 핵실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김정일 시대’ 때 겪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압박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있으며, 단지 중국 정도의 눈치만 살핀다는 의미다.

북한 입장에서 핵실험 카드는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 압박에 대한 ‘벼랑 끝 전술’이자 ICBM용 핵탄두 소형화 작업의 ‘통과의례’라 할 수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7월 폭우로 훼손됐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 진입로가 복구된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의 닉 한센 박사는 지난 11월 24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도로에서 차량이 빈번하게 이동한 흔적이 발견됐고 핵실험장 터널 갱도 정비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센 박사는 “앞으로 3∼4개월 정도면 핵실험 준비가 끝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어제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오늘내일이라도 한다면 할 수 있다는 보고를 했다”고 소개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핵실험이 아니라도 영변 경수로 공사 진척 상황이나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는 식으로 다른 핵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