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5] 朴, 수도권→ 지방→ 수도권 광폭유세 “北에 맞설 안보리더십 절실”
입력 2012-12-13 21:43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13일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 충북을 거쳐 다시 경기도 남부에 이르는 ‘광폭 유세’ 행보를 이어갔다. 박 후보는 북한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이며 자신만이 안보 리더십을 갖춘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박 후보는 첫 일정인 경기도 의정부 행복로 유세에서 “북한은 과거 ‘핵개발은 평화적 핵 이용’이라고 하다가 지금은 핵무기 보유국이라고 말을 바꿨다”며 “이번에도 위성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지만 조만간 대륙간 탄도미사일 보유국이라고 국제사회를 협박할 것”이라고 북한을 비난했다. 그는 “앞으로 국제사회와 국민에 대한 (북한의) 협박과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확고한 안보 리더십과 국가관을 가진 세력이 나라를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대북정책은 ‘진짜’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대북정책은 ‘가짜’라고 대비시키기도 했다. 박 후보는 “천안함이 폭침이 아니라 침몰이라며 재조사를 주장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해 애매모호한 말을 반복하는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문 후보를 공격했다. 또 “신뢰를 저버리면 얻는 게 전혀 없다는 점을 북한에 알려주겠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낸 평화가 진짜 평화”라고 주장했다. 대북관계에도 자신의 전매특허인 ‘원칙과 신뢰’를 적용한 것이다.
박 후보는 자체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는 강원·충청권을 돌면서도 의정부·용인을 일정 처음과 마지막에 배치하며 수도권 공략에 정성을 들였다. 의정부 유세에선 병역을 마친 남성이 등장해 ‘군필자 3년 정년 연장 공약’을 지켜달라며 지지선언을 하자, 박 후보는 손수 빨간 목도리를 남성의 목에 걸어주며 화답했다. 의정부가 군사도시라는 점과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 첫날이라는 점을 감안한 셈이다. 경기도 남양주에선 도·농 복합단지, 강원도 원주에선 첨단의료생산단지 건설, 충북 충주에선 중부고속철도 복선화를 공약했다.
박 후보는 유세 일정을 쪼개 김지하 시인을 만났다. 원주 박경리문학관에서 김 시인을 만난 박 후보는 우선 지지의사에 사의를 표한 뒤 “여성 리더십으로 세상을 편안하게 돌보고 엄마의 마음으로 열 자식 안 굶기는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여성 대통령론’을 주창했던 김 시인은 “집사람이 여자 몸으로 태어난 사람은 엄마 노릇, 부인 노릇 다 할 수 있다고 하더라”며 덕담을 건넸다.
박 후보는 충북 제천의 베론 성지를 방문해 고(故) 지학순 주교 묘지를 참배했다. 지 주교는 1974년 ‘유신 헌법은 무효’라는 양심선언으로 구속됐던 유신 피해자다.
원주·충주=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