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로켓 후폭풍] 잔해 인양… 北기술 벗긴다

입력 2012-12-13 21:46

국방부는 13일 “변산반도 서쪽 160㎞ 해역에서 북한 장거리 로켓(미사일)의 1단 추진체 연료통으로 보이는 잔해를 발견했다”며 “인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양될 경우 북한 로켓 기술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군은 잔해를 수거하면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로 이송해 정밀분석에 착수할 계획이다. 연료 성분과 로켓 동체 재질, 1단 추진체의 추진기술 등이 파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권세진 교수는 “북한이 상당히 가볍고도 강한 알루미늄 동체를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잔해라는 물증을 통해 북한의 기술 수준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잔해를 발견한 시각은 12일 오전 11시29분이다. 1단 추진체 낙하 예상 해역에 대기하며 궤도를 추적했던 세종대왕함(7500t급)이 포착했다. 세종대왕함은 즉각 탑재된 링스헬기를 띄워 공중에서 식별한 뒤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구축함 최영함(4200t급)에 긴급히 연락했다. 최영함은 고속단정(Rib)을 바다로 내려 로켓 낙하체로 접근, 부표가 달린 밧줄을 잔해에 고정했다. 이 잔해는 오후 4시7분쯤 수심 80m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길이 10m, 지름 1.6m 크기의 잔해는 1단 로켓 추진체의 연료통으로 보이며 북한이 로켓 동체에 새긴 ‘은하 3’이란 글자의 일부로 추정되는 ‘ㄴ’과 ‘하’가 표기돼 있었다.

해군은 구조함인 청해진함(4300t급)을 투입해 로켓 잔해를 인양할 계획이다. 해난구조대(SSU)의 심해잠수사들이 낮은 수온에서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드라이슈트’를 착용하고 캡슐(PTC)을 타고 해저로 내려가 잔해를 체인으로 묶으면 이를 청해진함이 들어올린다.

군은 북한이 잔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어 수거 여부를 공개하지 않으려다 방침을 바꿨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군은 북한의 로켓을 적국의 무기로 보고 있으며 또 북한이 국제법상 유엔 결의 1874호를 위반한 것이어서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2009년 6월 12일 채택된 유엔 결의 1874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