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로켓 후폭풍] 동아시아 군비 경쟁 불댕기나… 美·日 “MD 강화” 목청

입력 2012-12-13 19:33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동아시아 지역에 군비 경쟁이 다시 촉발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미사일 방어 시스템(MD)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CNN은 13일 “북한의 로켓은 하와이와 미국 서부 해안까지 닿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이에 대비해 위성감시 장비와 태평양상의 함대공 미사일 요격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인공위성 광명성3호가 태평양 상공에서 미 해군의 동향을 들여다보게 된 것도 새로운 대북한 대응형 MD 구축이 필요한 이유라고 CNN은 지적했다. 지금은 북한의 미사일에 대비해 하와이 인근에 이지스함이 배치돼 있고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지대공 미사일 요격 체계가 갖춰져 있다.

미 의회도 MD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 중진 상원의원들은 최근 내년도 국방수권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동부 해안 지역에 MD기지를 개발하는 제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북한의 로켓 기술을 공유하고 있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것으로, 북한 ‘은하3호’의 발사 성공이 미 의회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존 카일 상원의원도 “전쟁은 대부분 우연하게 일어난다”며 “최선의 보호책은 어떤 피해로부터도 지켜줄 MD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MD기지 개발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 데 비해 상대국의 미사일 위협이나 MD의 실제 방어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며 반대하고 있다. MD 시스템 구축에는 3년간 50억 달러(약 5조5000억원)가 필요하다.

일본의 모리모토 사토시 방위성 장관은 북한의 로켓 발사 직후인 12일 “미사일 방위시스템, 즉 MD와 정보수집능력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 로켓 위기를 일본의 군비 확장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도쿄신문은 “방위성과 자위대가 북한의 로켓 발사를 명분으로 자기 증식을 꾀하고 있다”며 “이번에 일본 곳곳에 설치된 패트리엇 미사일과 해상배치형 요격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지나는 장거리 탄도 미사일에 대처할 수 없는 장비”라고 비판했다.

일본은 MD를 해외에 수출하려는 의도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MD 설치를 준비 중인 루마니아나 폴란드 등에 일본 시스템이 구축될 수도 있다”며 “미국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한국과 일본도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이는 자신들의 영토를 향하는 미사일에만 해당될 뿐 미국을 향해 날아올 대륙간 탄도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