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5] 文 비방 댓글 의혹 국정원 여직원 오피스텔 빠져나가
입력 2012-12-13 21:38
문재인 후보 ‘비방 댓글’ 작성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28·여)씨가 취재진을 따돌리고 갇혀 있던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을 빠져나갔다. 국정원은 요원들을 동원해 김씨 ‘구출작전’을 벌였다.
13일 오후 2시10분쯤 검은색 정장 차림에 선글라스나 마스크를 착용한 국정원 직원 10여명이 김씨의 오피스텔을 찾아 문밖에서 대기했다. 이어 5분쯤 뒤 김씨는 자신의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제출하겠다며 경찰을 집안으로 불러들였다. 경찰은 35분가량 집안에서 관련 증거물을 확보한 뒤 밖으로 나왔다.
이때 국정원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겠다며 대기 중이던 기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기자들이 잠시 눈을 돌린 사이 김씨는 집밖으로 나와 국정원 직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비상계단을 통해 6층에서 1층으로 신속히 빠져나갔다. 김씨가 오피스텔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취재를 위해 김씨를 쫓던 기자들과 국정원 직원들 사이에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기자의 옷이 찢어지고 카메라가 파손되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서울 수서경찰서와 선관위 관계자는 김씨 변호인인 강래형 변호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김씨의 노트북 1대와 데스크톱 1대 등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았다. 경찰과 선관위는 김씨에게 컴퓨터 외에 휴대전화와 이동식 저장장치 제출 및 피고발인 진술을 요청했으나 김씨는 모두 거절했다. 강 변호사는 “김씨의 건강과 심리상태가 좋지 않아 안정을 취한 후 날짜를 조정해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제출한 자료가 하드디스크 2개인 데다 교차분석이 필요해 분석결과는 1주일 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자신을 장시간 오피스텔에 가둔 혐의로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