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들 비타민D 결핍증 급증… 햇빛 막는다며 마스크·자외선차단제 무장

입력 2012-12-13 19:03

공원에 가면 마스크와 모자로 중무장한 채 운동하는 중년 여성을 쉽게 볼 수 있다. ‘피부의 적’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인데 전문가들은 햇빛 부족이 자칫 비타민D 결핍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고령 여성을 중심으로 최근 비타민D 결핍증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2007∼2011년 ‘비타민D 결핍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2007년 1800명에서 2011년에는 9배인 1만6000명 안팎까지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연평균 증가율은 81.2%였다. 진료비 역시 같은 기간 연 2억8000만원에서 21억1000만원으로 8배 가까이 늘어났다. 비타민D 결핍증은 흔히 구루병이라고 불리는 골연화증으로, 골밀도가 낮아져 뼈가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는 질환이다.

비타민D 결핍증은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늘었지만, 그중 여성 환자의 증가는 두드러졌다. 2007년 1202명이던 여성 진료인원은 2011년 1만2490명으로 10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남성은 613명에서 4140명으로 6배 정도가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도 여성이 86.8%로 남성 68.5%를 뛰어넘었다.

연령별 환자비율은 60세 이상이 28.9%(2011년 기준)로 가장 높았고, 이어 △50∼59세 20.2% △0∼9세 17.6% △40∼49세 13.4% △30∼39세 10.4% 순서였다. 2007년과 비교하면 0∼9세 소아 환자의 비중은 34.5%에서 17.6%로 크게 떨어진 반면, 60세 이상 환자는 15.3%에서 28.9%로 늘어났다. 고령 환자가 늘었다는 뜻이다. 원인으로는 점점 부족해지는 야외활동과 미용에 대한 관심 등이 꼽혔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