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탈북 방조” 국경경비대 장병 줄줄이 공개처형… “독침 든 보안요원 中접경서 암약”
입력 2012-12-13 21:37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의 내부 감시가 크게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탈북자의 탈출 경로였던 두만강과 압록강 경비가 강화되면서 탈북자 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과 인접해 있는 중국 접경 지역은 독침을 가진 보안요원들이 탈북자 색출에 혈안이 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탈북 단체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3월 두만강 회령과 무산 지역에서 경계근무 중인 국경경비대 장교 3명을 탈북자 방조 혐의로 공개처형했다. 공개처형은 경비대 소속 간부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이뤄졌다. 게다가 총살 직후 그 자리에 있던 간부들에게 시체에 돌을 던지도록 하는 등 극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지난달에는 북한 보위사령부가 양강도 혜산 지역 압록강 국경경비대에 대한 검열을 강도 높게 진행해 장교 4명과 사병 16명 등 총 20명을 공개처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전달인 9월 혜산 지역 주민 20명이 집단 탈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열에 이어 공개처형이 이뤄졌고, 그 여파로 병사들과 주민들은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처럼 북한 지역 두 곳의 탈출 루트 경비가 강화되면서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자도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1203명에 불과했다. 이는 예년의 절반 수준이다. 13일 통일부에 따르면 연도별 탈북자 수는 2009년 2914명, 2010년 2401명, 2011년 2706명이었다.
탈북 단체 관계자는 “북한 당국은 중국과 접경지대인 랴오닝성 선양과 단둥, 지린성 옌지 등에 북한군 보안요원들을 배치해 탈북자들을 색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탈북한 A씨(42)에 따르면 “단둥에는 독침을 갖고 있는 북한 요원들이 부쩍 늘었다”며 “‘특무’라고 불리는 이들은 탈북자나 한국인에 대한 테러, 납치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단둥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 사망한 김창환 선교사는 북한 공작원들이 사용하는 독극물(브롬화스티그민)로 사망했다. 선교단체 한 관계자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도 외국인 사업가나 선교사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며 “탈북자를 돕는 사람들도 실형을 받을 정도로 삼엄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는 ‘핵보유국 지위 확보’와 ‘위성제작·발사국 지위 획득’, ‘새 세대 산업혁명’, ‘불패일심단결’ 등 김정일의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김정일 시대보다 통제가 심해지고 생계가 어려워지면서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는 게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