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의 힘… 기업은행 V리그 독주 비결은 고른 활약

입력 2012-12-13 18:39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IBK기업은행이 승승장구하는 데는 토종선수들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프로배구 데뷔 첫 해인 지난해 4위에 머문 기업은행은 13일 현재 9승1패(승점26)로 단독 선두를 질주중이다.

올해 기업은행의 선전은 전문가들이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긴 하지만 토종선수 위주로 이뤄낸 것이어서 역대 다른 우승팀과는 다르다. 챔피언결정전 5연패에 빛나는 남자부 삼성화재의 지난해 정규리그 성적으로 보면 용병 가빈이 55.1%의 공격점유율을 보였다. 지난 시즌 여자부 챔피언 인삼공사도 몬타뇨가 53.8%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했다. 공격기회의 절반 이상을 특정 외국인 선수가 책임지는 소위 ‘몰빵배구’를 펼쳤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 시즌 기업은행은 용병 알레시아에게 의존하지 않고 토종 선수를 골고루 활용하는 용병술로 선두를 질주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시즌째 국내 무대에 뛰는 알레시아는 올들어 39.3%의 공격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49.0%의 점유율을 보였던 지난 시즌보다 약 10% 포인트가 줄어든 수치다. 알레시아에 대한 공격 의존율이 이처럼 낮아진 것은 바로 박정아, 김희진의 활약 때문이다.

지난 시즌 신인왕에 올랐던 박정아는 토종 가운데 2위인 득점 7위(138점)에 이름을 올리면서 알레시아에 이어 팀 공격점유율 25.3%를 기록중이다. 박정아는 서브 5위(세트당 0.459개), 공격종합 8위(37.28%), 퀵오픈 4위(48.60%) 등에 자리하면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런던올림픽 때 대표선수로 활약했던 센터 김희진도 22.9%의 공격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토종 1위의 득점력(141점)을 뽐내는 김희진은 속공 1위(64.06%), 이동 공격 1위(66.67%), 블로킹 2위(세트당 0.757개) 등을 기록하며 팀의 중앙을 확실히 지키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들 외에 지난해까지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던 국가대표 리베로 출신 남지연(디그 1위·세트당 4.919개)과 현대건설에서 이적한 윤혜숙(리시브 1위·세트당 3.545개)이 든든히 뒤를 받치면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