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은 야구팬들에 응답하라”… 넓은시장·흥행고려땐 수원-KT·지역안배 공동발전엔 전북-부영

입력 2012-12-13 18:40


수원-KT냐, 전북-부영이냐.

부영 그룹이 13일 전북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공식 선언함으로써 유치전은 수원-KT 대 전북-부영의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수원-KT는 지난달 6일 일찌감치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양측 모두 10구단 후보로서 장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수원과 손을 잡은 KT나 전북과 손잡은 부영이나 모두 유동비율 150% 이상, 당기순이익 1000억원 이상 등 KBO의 창단 기업 조건을 충족한다. 특히 KT는 현재 프로야구팀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재계 순위 10위), 두산(12위) 등의 재벌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규모다. 게다가 프로농구와 골프, 게임, 하키 등 복수의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는 노하우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이에 비해 부영은 재계 순위는 낮지만 이중근 회장의 의지가 강한 것이 장점이다. 공기업으로 회장이 임기제인 KT와 달리 이 회장이 주식의 70%를 가진 부영은 의사결정 과정도 빠르고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한 KT가 여러 스포츠단을 운영하기 때문에 지원이 분산되는 것과 달리 야구에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연고지 면에서 수원시는 100만명이 넘는 인구와 편리한 교통을, 전북은 프로야구의 지역 안배와 균형 발전을 내세운다. 수원시는 서울과 경기 남부권을 아우를 수 있는 넓은 시장을 가진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이미 서울 3팀, 인천 1팀 등 프로야구가 수도권에 과밀화되어 있는 것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수원이 프로축구 사랑으로 인기높은 도시인데 비해 야구로는 과거 현대 시절 흥행에 참패했었던 기억이 발목을 잡는다.

이에 비해 전북은 전주시, 군산시, 익산시, 완주군 등 4개 시군이 공동으로 10구단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데, 4개 시군의 인구를 모두 합쳐야 수원의 인구와 비슷하다. 현재 KBO 규약에 프로야구 연고지를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전북의 자격요건을 놓고 논란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북은 프로야구 설립 당시부터 지역 균형 발전을 이유로 연고지 선정에 지역별 안배를 했던 점을 강조할 전망이다. 또한 군산 등 전북이 전통적으로 야구 열기가 높은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KBO는 이른 시일 내에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연고 도시와 참가 기업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다. 수원-KT와 전북-부영 모두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어서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 아직은 미지수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