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그린 미래의 서울모습 어찌보실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간담회
입력 2012-12-13 17:45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거대한 퍼즐이다. 500년에 걸친 시공간을 배경으로 6개의 이야기가 쉴 새 없이 펼쳐진다. 각 에피소드의 장르도 멜로, 액션, 코미디, 스릴러 등 제각각이다. 하지만 이들 이야기는 서로 은밀하게 연결돼 있다. ‘몇 단어로 설명되는 영화가 아니다’라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평가처럼 6개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됐을 때 가늠되는 작품의 스케일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관객 반응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독창적인 서사 기법과 철학적인 메시지는 분명 이색적이다. 하지만 다양한 이야기가 동시 진행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쫓기가 쉽지 않다. 지난 10월 미국에서 먼저 개봉했을 때도 현지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영향력과 힘이 있는 영화”(일간 ‘뉴욕타임스’)라는 호평도 받았지만, ‘2012년 최악의 영화’(시사잡지 ‘타임’)로 뽑히는 불명예도 안았다. 과연 이 영화가 써내려간 대서사시는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얼마만큼 어필할 수 있을까.
13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만난 이 영화의 감독 앤디·라나 워쇼스키(미국) 남매와 톰 티크베어(독일)는 우선 자신들의 영화가 한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한껏 궁금해 하는 모습이었다. 영화 속 6개 이야기 중 한 에피소드는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티크베어는 “‘네오 서울(미래 서울)’의 모습을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라나 워쇼스키는 “김치도 직접 담가 먹을 만큼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며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워쇼스키 남매는 ‘매트릭스’ 시리즈로, 티크베어는 ‘롤라 런’ 등을 통해 각각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만들어온 감독들이다. 이들은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새롭고 신선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앤디 워쇼스키는 “삶에 지친 분들이 보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배우 배두나(33)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도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배두나는 2144년 서울 한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복제 인간 ‘손미-451’을 연기했다. 할리우드 데뷔작이지만 그가 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배두나는 처음 러브콜을 받았을 당시를 거론하며 “대본에 적힌 감독님 세 명의 이름만 보고도 ‘왜 나한테 이 시나리오가 온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 신기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영화에서만 보던 유명 배우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돼서 행복했어요. 캐스팅된 뒤 한동안 출연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 해 아무한테도 말을 못 했죠. 정말 자랑하고 싶었는데(웃음)….”
세 감독들은 배두나의 연기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라나 워쇼스키는 배두나의 과거 출연작인 ‘고양이를 부탁해’ ‘복수는 나의 것’ ‘괴물’ 등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했다. 그는 “배두나는 강인함과 나약함을 동시에 가진 손미를 매우 잘 표현해냈다. 굉장히 놀라웠다”고 극찬했다.
배두나 외에도 ‘클라우드 아틀라스’에는 톰 행크스, 짐 스터게스, 수전 서랜든, 휴 그랜트, 핼리 베리 등 할리우드 정상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다음 달 1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