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정신세계 지배하는 것은 수컷 나르시시즘”… 이동연 예술종합학교 교수 분석

입력 2012-12-12 19:54

“그의 노래와 퍼포먼스의 정신세계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관심 받고 싶은 수컷의 몸부림이다.”

‘강남스타일’ 한 곡으로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의 정신세계를 이같이 분석한 주장이 나왔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최근 문화이론전문지 ‘문화·과학’ 겨울호(72호)에 기고한 글 ‘내가 아는 싸이에 관한 모든 것’에서 싸이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수컷 나르시시즘(narcissism·자기애)’이라고 정의했다. 싸이의 랩에는 물질만능주의, 성 물신주의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깔려 있지만 가사 곳곳에 묻어나는 ‘마초 본성’은 감출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싸이의 마초적 취향과 스타일은 가부장주의의 권위로 구성된 그의 부모세대들의 마초주의와는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며 “그의 마초 본성은 유희적 위장술을 통해 즐거운 에너지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또 싸이의 말춤이 특별했던 것은 “성적인 욕망으로서의 말춤의 배경이 되는 문화적 코드가 코믹하고 유쾌한 B급 문화를 지향하고 있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강남스타일’ 이면에 숨겨진 문화민족주의를 진단하면서 “싸이는 애국적 마케팅으로 위장한 애국주의자, 혹은 외부에서 만들어준 애국주의의 물결을 문화자본으로 적절하게 전환할 줄 아는 딴따라 비즈니스맨”이라고 규정했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