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 하나되는 대한민국] (6) 어울림재단 운영 ‘다드림 카페’
입력 2012-12-12 19:53
“결혼이주여성 바리스타의 손으로 내린 커피 맛보세요.”
8년 전 결혼을 위해 베트남에서 울산으로 이주한 장나연(27·한국명)씨는 매일 오전 8시 울산 북구사회복지관 1층에 입주한 커피전문점 ‘다(茶)드림 카페’로 향한다. 장씨는 이곳에서 일한 지 4년째 돼 간다. 이곳에는 장씨처럼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3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 대상자로 뽑혀 커피 전문제조 교육을 다섯 차례 받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장씨는 12일 “한국에서 처음 일하는 것이라 말도 서툴고 위축됐지만 카페에 오는 사람들 모두 친절하고 밝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번 돈으로 고향 가족에게 종종 송금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 카페는 하루 평균 100∼150명의 지역주민들이 이용한다.
사회적기업 어울림재단이 운영하는 다드림 카페는 결혼이주여성 일자리 지원을 목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 등의 협조로 2009년 6월 1호점을 개점했다. 공간 조성은 북구가, 내부 장식과 커피 제조장비 등은 현대자동차㈜와 ㈜경동도시가스가 지원했다. 다드림 카페 이유진 매니저는 “일자리를 통한 이주여성의 자립과 지역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카페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다드림 카페는 2010년 10월 2호점, 올 1월 3호점이 각각 문을 열었다. 이곳에 다문화가정 여성 13명이 고용돼 일하고 있다. 내년에는 4호점도 개설한다. 커피값은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가 2000원, 카푸치노·카페라테·카페모카 등이 3500원 등으로 시중보다 훨씬 싸다. 가능하면 공정무역 커피와 유기농 제품을 써 건강한 식생활을 보급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카페 3곳의 수익금 중 운영비와 인건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또 다른 카페 개점을 위해 적립된다.
다드림사업단 박기석 단장은 “이곳에서 일하는 이주여성들은 자신의 일자리와 할 일이 있다는 데 누구보다 당당해하고 있다”며 “카페는 이주여성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