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노 “정치권 우경화 제동걸어야”
입력 2012-12-12 19:31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이 일본 정치권이 총선을 핑계로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데 대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며 재차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의 주역인 그는 12일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전후 일본에 대한 부정은 보수가 아니라 국수주의”라고 강조하며 “천박한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발언이 국제적으로 통용될지 매우 걱정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노 전 의장은 냉전 이후 좌파 정치권의 세력 약화가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사회당과 공산당 등 좌파의 발언권이 약해지면서 우파가 좌파를 의식하지 않고 마음대로 발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
그는 “민주당 정권조차 무기수출 3원칙을 완화하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검토하는 등 자민당과 우경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의 고노 담화 수정론에 대해서도 “역사를 중시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보수의 수법”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고노 전 의장은 “지금처럼 우경화가 진행되면 진보세력이 절멸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신뢰를 잃어가는 정당보다 주장을 굽히지 않고 소신 있게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인물을 (이번 총선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