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시리아국가연합 합법 대표”

입력 2012-12-13 00:36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시리아 반정부 단일 연합체인 시리아국가연합(SNCORF)을 시리아 국민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로 인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국가연합이 시리아 국민을 충분히 아우르며 대표성을 얻었다”면서 “미국은 이들을 합법적 대표(legitimate representative)로 간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을 ‘커다란 진전’이라고 표현했다.

오바마는 또 “(시리아국가연합을 정부로) 인정하는 것에는 책임이 따른다”며 “그들 스스로 효율적으로 조직을 만들고, 모든 세력의 대표성을 가지며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시리아 반정부 세력의 워싱턴DC 연락사무소 개설과 대사 임명도 가능할 전망이다. 시리아 반정부 단체들은 지난달 카타르에서 대표회의를 열고 시리아국가연합을 결성했다.

미 정부의 이번 조치 가운데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추후 무기 지원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무기 지원은 사태 해결을 앞당길 수단이라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좋은 방안이 아니다”면서도 “대통령은 향후 무기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반미주의를 표방하는 시리아 반군 내 극단주의 세력에 대해선 엄정한 제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특히 ‘자바트 알 누스라’라는 과격 반군세력을 직접 거론했다. ABC방송은 미 정부가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이 단체를 이번 주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조만간 테러조직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방 및 아랍권 국가 60여개국의 국제 연대인 ‘시리아의 친구들’도 12일 모로코에서 성명을 내고 시리아국가연합을 유일의 합법적 대표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시리아국가연합 측은 “미국과 국제사회 발표에 환영한다”며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붕괴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영국과 프랑스, 유럽연합(EU), 아랍연맹(AL) 등은 이 단체를 이미 합법 대표로 인정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