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금리 조작 영국인 3명 체포
입력 2012-12-12 19:32
리보금리 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영국 중대비리수사국(SFO)이 영국인 3명을 체포하고 이들의 집을 전격 압수수색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2일 보도했다.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도쿄 및 런던에서 일해 온 전직 트레이더 톰 헤이스와 인터딜러브로커(IDB) 회사 RP마틴 홀딩스의 전 직원 테리 팔과 짐 길머로, 헤이스는 2006∼2010년 씨티그룹과 스위스 대형은행 UBS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들은 엔화를 기준으로 한 리보금리 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영국 사법체계 특성상 이들이 기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과 UBS, RP마틴홀딩스는 해명을 거부했다.
이들의 체포는 리보금리 조작에 대한 수사가 달러 기준 리보·유리보(유럽 은행 간 대출금리) 조작에서 엔화 기준 리보금리 수사로도 옮겨왔다는 의미라고 FT는 분석했다. 금리 조작 수사가 은행에서 개인으로 옮겨왔다는 분석도 있다.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여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은행과 외환 트레이더들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는 지난 6월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이 미·영 금융당국에 2005년부터 4년 동안 리보금리를 조작한 혐의를 시인하고 4억5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으로 로버트 다이아몬드 당시 바클레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났고, 금융계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졌다”는 지탄을 받았다. 이후 미국과 유럽 캐나다 일본 등 금융당국이 트레이더들의 리보금리 조작 과정을 광범위하게 수사, 각국 금융관계자 수십명이 해고 등 중징계를 받았다. 현재 바클레이스 외에도 세계 각국 은행 10여곳이 광범위한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리보금리 조작 파문에 연루된 UBS가 미국 영국 스위스 등 각국 금융당국의 수사에 협조하는 방식으로 벌금을 감면받기 위한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합의에 성공하더라도 UBS에 부과될 벌금은 바클레이스보다 다소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UBS의 벌금은 성탄절 이전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 Key Word - 리보(LIBOR)
런던 은행들이 단기 자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를 뜻하는 말로 주택담보대출이나 자동차·신용카드 대출, 각종 파생상품 거래의 기준금리로도 쓰인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