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저축 지속적으로 줄어 3분기 총저축률 30년만에 최저

입력 2012-12-12 19:17

3분기 기준으로 총저축률이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록적 저금리와 신용카드 사용 증가 탓에 개인저축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총저축률(원계열 기준)은 30.41%로 1982년 3분기(27.93%) 이후 가장 낮았다. 20%대 추락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총저축률은 개인·기업·정부 저축을 모두 합한 총저축을 국민 총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국민경제가 소비나 저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득 가운데 저축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3분기 기준 총저축률은 올림픽 특수를 누렸던 1988년 41.50%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38.13%로 내려앉은 뒤 외환위기가 터진 97년에는 35.69%까지 떨어졌다. 카드대란 발생 직전인 2002년에도 30.47%까지 하락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졌던 2008년에는 30.42%를 기록하며 바닥 직전까지 내려간 뒤 소폭 조정을 반복하다 올해 30.41%로 가라앉았다. 장기불황에 따른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외환위기나 카드대란 때보다도 저축은 더 위축되고 있다는 결론이다.

총저축률이 추락하는 이면에는 개인저축률 급감이 자리 잡고 있다. 88년 개인저축률은 18.7%였다. 총저축률에서 개인저축률이 차지하는 비중은 46.2%나 됐다.

그러나 개인저축률은 91년(18.5%)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에는 4.3%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개인저축률이 총저축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5%에 그쳤다. 연평균 가계소득증가율이 80년대 17.0%, 90년대 11.9%, 2000년대 5.9% 등으로 둔화된 것도 총저축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국민 총처분가능소득에서 기업의 몫은 점점 커지는 반면 가계의 몫은 심각한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개인저축률이 감소한 것”이라며 “성장으로 파이 자체를 키우되 기업과 가계 사이의 분배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